▲ 스페이스X가 1조7500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상장을 추진한다. xAI와 합병 뒤 자금 조달 필요성이 커지면서 스페이스X의 상장 뒤 주가 흐름을 두고 부정적 관측이 고개를 든다. 스페이스X 로켓 사진. <연합뉴스>
스페이스X가 일론 머스크를 추종하는 ‘팬덤’의 영향력을 받아 테슬라와 유사한 양상을 보일 공산이 커 상장 뒤 주가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1조7500억 달러(약 2635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며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아직 미지수”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페이스X 경영진은 최근 주주들과 만나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를 750억 달러(약 113조 원)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기존 목표였던 500억 달러(약 75조 원)과 비교해 크게 늘어나는 수치다.
스페이스X가 현재 미국 상장기업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은 1조7500억 달러 시가총액 달성을 추진한다는 목표도 제시됐다.
일론 머스크는 이르면 6월 중 스페이스X를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앞두고 최근 자신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와 스페이스X를 합병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이를 통해 우주항공 및 인공지능 산업에서 모두 영향력을 갖춘 거대 기업으로 거듭나는 방안을 목표로 두고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는 스페이스X 상장 뒤 주가 흐름을 더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페이스X가 우주항공 분야에서 독보적 리더 기업으로 평가받는 반면 xAI는 치열한 생성형 인공지능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기존 방식대로 소수의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여 자금을 확보하는 대신 상장을 추진하는 점도 xAI의 인공지능 사업 때문이라는 분석을 전했다.
이는 xAI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오픈AI나 앤트로픽 등 경쟁사보다 앞서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해 데이터센터 등 투자 재원을 확보하는 데 긍정적 선택지로 꼽힌다.
▲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CEO. <연합뉴스>
블룸버그는 “일부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의 우주항공 사업 잠재력에 높은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며 “하지만 xAI의 사업 관련 불확실성이 매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시장 전반이나 xAI에 다소 부정적 시각을 두고 있는 투자자들은 스페이스X에도 자연히 다소 회의적 시각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xAI와 스페이스X 합병으로 자신의 스페이스X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를 봤다는 점도 투자자들에 리스크로 꼽혔다.
스페이스X가 주식시장에 상장한 뒤에도 자신과 우호 지분을 활용해 사실상 절대적 경영권을 유지하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블룸버그는 일론 머스크가 자신을 추종하는 팬덤을 적극 끌어들이는 전략으로 스페이스X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뤄내려 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테슬라 주식을 초기에 매수한 뒤 막대한 평가차익을 거둔 투자자 등 기반을 적극 활용해 스페이스X의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 시도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스페이스X를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일론 머스크의 존재감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업으로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자연히 테슬라와 같이 스페이스X 주가도 펀더멘털(근본적 기업가치)와 다소 연관성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외부 변수에 큰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블룸버그는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로 확실한 현금 창출원을 확보한 점, 우주항공 사업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춤 점 등은 여전히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