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의 속내가 삼성물산의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입찰 참여 선언으로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의 핵심 전략 사업지로 점찍은 곳에서 건설업계 최강자와 맞대결을 마주하게 돼서다.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위상 회복을 노리는 송 사장으로서는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포스코이앤씨 신반포 '오티에르 깃발' 험난, 송치영 도시정비 위상 회복 첫 시험대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사장이 지난 9일 서울 구로구 공사현장에서 현장점검을 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포스코이앤씨는 25일 신반포 19·25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창구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최고의 사업조건과 랜드마크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입찰 참여를 공식화하고 본사 모든 부문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는데 이런 기조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신반포 19·25차 재건축은 서울 서초 잠원동 61-1번지 일대에 최고 49층, 7개동, 614세대 규모 공동주택 등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4434억 원으로 조 단위 대규모 사업은 아니지만 입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반포에 위치해 큰 관심을 받는다.

포스코이앤씨는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수주에 경쟁입찰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삼성물산도 지난 24일 신반포 19·25차 입찰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이에 송치영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의 계산법도 복잡해졌다. 포스코이앤씨는 수주 의지를 강조했지만 경쟁입찰이 성사됐을 때 삼성물산은 만만찮은 상대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시공능력평가 1위 업체지만 그동안 도시정비사업에는 크게 힘을 주지 않았으나 래미안의 브랜드 경쟁력을 토대로 지난해 도시정비에서 대약진했다. 

현대건설과 업계 1위를 치열하게 다퉜고 도시정비업계 2위 자리를 신안산선 사고 충격에 휘청였던 포스코이앤씨에서 뺏어가기도 했다.

포스코이앤씨의 현재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점도 경쟁입찰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신안산선 사고 여파에 영업손실 4520억 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신용등급은 A+로 유지됐지만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됐다. 

재개발·재건축 수주전에서 주요 요소로 여겨지는 금융조건이 개별 건설사 재무 상황에 영향을 받는 만큼 포스코이앤씨가 경쟁입찰에서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 폭이 좁아질 수 있는 셈이다.
 
포스코이앤씨 신반포 '오티에르 깃발' 험난, 송치영 도시정비 위상 회복 첫 시험대

▲ 부산 촉진 2-1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포스코이앤씨>


송 사장이 기대할 수 있는 요소로는 포스코이앤씨가 과거 삼성물산과 경쟁을 벌여 시공권을 가져온 경험을 갖췄다는 점이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날 공개한 영상에서 2024년 1월 1조3천억 원 규모 부산 촉진 2-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삼성물산을 누르고 시공사로 선정됐다는 기억을 되살렸다.
 
이는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에게 지금까지도 취임 이래 유일한 도시정비 수주전 패배로 남아 있다. 포스코이앤씨에게는 반면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내걸어 치른 첫 수주전 승리였다.

당시에도 삼성물산의 입지는 단단했지만 포스코이앤씨가 제시한 공사비가 3.3㎡당 공사비가 891만 원으로 삼성물산(969만 원) 대비 낮았던 점이 수주전 승리의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다.

포스코이앤씨에게 이번 신반포 19·25차 경쟁입찰은 신뢰를 회복하고 신안산선 사고 이전의 도시정비 경쟁력을 회복할 계기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만큼 송 대표로서는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수주를 위한 조건를 놓고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들어 도시정비 활동을 활발히 재개했다. 

1월 초에는 1709억 원 규모 문래 현대5차 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따내며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빠른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했다. 최근에는 4768억 원 규모 신길역세권 재개발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여뒀다.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입찰의 윤곽은 3월말 즈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입찰 마감이 4월10일로 결정돼 있다. 

삼성물산은 신반포 19·25차 이외에 압구정 4구역 재건축 참여를 공식화했는데 이곳의 입찰 마감은 3월30일로 신반포 19·25차 재건축과 비슷하다.

현재까지는 압구정 4구역에 삼성물산처럼 입찰 참여를 공식화한 건설사는 없다. 하지만 추후 흐름에 따라 삼성물산이 두 곳에서 동시에 경쟁입찰을 벌여야 할 가능성도 있어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수주전에 변수가 생길 여지도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신반포 19·25차는 반포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 주거 가치를 함께 책임질 수 있는 곳으로 핵심 전략 사업지”라며 “금융조건과 설계 등 조합원 실익을 기준으로 제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