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사진)가 27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앞으로 이사회 진입 등이 불가능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한국거래소가 제노스코 상장에 대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지만 절차대로 기업공개(IPO)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소액주주들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코텍은 27일 경기도 성남시에 있는 코리아바이오파크에서 2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이사 선임 등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날 주총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김정근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부결되면서 사실상 소액주주들을 포함해 주요 주주들이 김 대표에게 등을 돌렸다.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한 찬성은 20%에 그친 반면 반대는 40%로 2배를 웃돌았다.
아미코젠에 이어 오스코텍에서도 소액주주들의 적극적 행동으로 반대 의사를 관철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다.
아미코젠에서는 2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창업주인 신용철 회장에 대한 해임 안건을 통과시키며 주주들이 오너의 경영권을 제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소액주주이 제안한 비상근감사 후보가 오스코텍 추가 감사로 선임되면서 오스코텍 이사회 진입에 성공했다.
물론 이사회에서도 주요 의사결정에 있어서 다수결로 결정하지만 이사들의 업무를 감시할 수 있어 주주들의 의사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기는 이전보다 쉽지 않아졌다.
이번에 연임에 실패하면서 김 대표는 이날 자정에 임기를 마치게 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윤태영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김 대표가 오스코텍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만큼 미등기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는 있지만 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등에서는 손을 떼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주주들이 등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던 자회사 제노스코 상장 의지를 꺾지 않고 있어 이를 반대하는 주주들과의 갈등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27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가 여전히 제노스코 상장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과 갈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코텍 소액주주들이 한국거래소 앞에서 제노스코 기업공개에 대한 반대 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실제 이날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간단명료하게 말하자면 제노스코의 상장을 철회해 달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제노스코는 독립법인으로 그 이사회는 별도로 있다”며 “철회 결정은 그곳(제노스코) 이사회의 몫”이라고 회피했다.
이어 “상장을 철회하게 되면 자금조달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있어야 된다”며 “해결책에 대한 해답이 딱히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김 대표가 상장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을 포함한 오스코텍 주주들은 여전히 제노스코 상장을 ‘쪼개기 상장’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제노스코 기업공개 여부는 한국거래소가 심사해 결정할 문제다. 다만 한국거래소가 제노스코의 상장 예비심사에서 부적격이라고 판단하더라도 제노스코가 6개월 이후에 다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김 대표는 제노스코가 적기에 연구개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수단이 없다고 밝혀 소액주주들과 시각 차이는 좁혀질 수 없다.
소액주주들은 제노스코의 사업모델이 오스코텍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합병을 통해 자금 수혈을 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김 대표는 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2020년 말부터 2023년 초까지 법무법인에 의뢰해 제노스코와 오스코텍의 합병 건에 대해 자문을 구했다”며 “상세히 조사한 결과 직접적인 합병 자체는 불가하다는 판단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기준은 동일하다”며 “이외에 제노스코 주식을 오스코텍으로 전부 전환해주는 등의 의견도 있었지만 이를 위해서는 굉장히 많은 자금이 필요한 만큼 상장 이외의 자금을 조달할 방법은 마땅치 않다”고 강조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