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한 아이폰 사용자가 블루스카이(오른쪽)와 X 앱을 띄워둔 모습. <연합뉴스>
X 이탈자로 스레드가 반사 이익을 보는 가운데 이들 둘 모두와 차별화를 꾀하는 블루스카이 또한 빠르게 사용자를 늘리며 스레드와 경쟁 구도를 열 것으로 보인다.
26일(현지시각) 악시오스에 따르면 메타 스레드는 11월 들어 현재까지 3500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확보했다.
11월에 가입자가 급증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서비스는 스레드만이 아니다.
블루스카이 또한 미국 대선 당일인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870만 명의 사용자를 새로 유치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 뒤 X 대체재로 꼽히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가입자가 11월 들어 일제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를 놓고 트럼프 당선 이후 X 콘텐츠 정책이 대대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가입자 이탈을 자극했다는 시각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X는 사용자가 공개 콘텐츠를 인공지능(AI) 모델인 ‘그록(Grok)’이 학습하는 것에 동의하도록 하는 신규 약관을 11월15일부터 시행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이 자신의 창작물이나 개인 정보로 학습할 가능성을 우려해 X 탈퇴 물결이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X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와 그가 후원한 트럼트 당선인의 정치 성향을 고려해 다른 서비스로 갈아타려는 언론사도 나타나는 모습이다.
영국 가디언은 자사 콘텐츠를 X에 게시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이유에 대해 “X는 음모론이나 인종주의 콘텐츠가 자주 발견되는 유해한 미디어 플랫폼이며 소유주 일론 머스크는 그 영향력을 정치적 담론 형성에 활용해 왔다”고 설명했다.
악시오스는 “스레드와 블루스카이는 미 대선 이후 환멸을 느낀 X 사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왼쪽)과 일론 머스크 X 인수자가 19일 미국 텍사스주 브라운스빌에서 진행된 스페이스X 스타십 로켓 발사 장면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블루스카이는 X뿐 아니라 스레드와도 차별화하는 모습으로 상대적으로 신생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사용자를 늘려왔다.
사용자가 직접 개인정보를 관리하거나 콘텐츠 관련 규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차별점으로 꼽혔다.
이처럼 블루스카이는 개인 콘텐츠를 그록 학습에 쓰겠다는 X는 물론 스레드나 인스타그램에서 정치 콘텐츠 추천을 제한하는 정책을 펴는 메타와도 전혀 다른 콘텐츠 정책을 펴는 것으로 평가된다.
텍스트 기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생성형 인공지능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원천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반발하는 심리가 블루스카이의 경쟁력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 전문기업 xAI도 X 콘텐츠를 기반으로 기계학습(머신러닝)해 인공지능 수준을 고도화한다. 메타 또한 자사 인공지능 개발에 사용자가 공개한 콘텐츠를 활용하게끔 시도했다.
블루스카이는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운 점이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텍스트 기반 소셜미디어 시장의 지각변동이 전망된다.
웹 트래픽 분석업체 시밀러웹의 데이비드 카 매니저는 “블루스카이가 계속해서 사용자를 유치하면 (시장 구도를 바꿀) 전환점에 도달할 수 있다”라고 바라봤다.
블루스카이는 과거 트위터와 유사한 인터페이스로 X를 벗어난 사용자를 빠르게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11월 현재 2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시밀러웹 집계 결과를 인용해 스레드와 블루스카이 일일 활성사용자 격차가 과거 5배에서 최근 1.5배로 줄었다고 보도했다.
블루스카이는 10월 시리즈A 라운드에서 1500만 달러를 포함 누적 투자금 3600만 달러(약 503억 원)를 모아 자금력도 확충했다. 사용자 유치 성과를 계기로 추가 자금을 모집할 가능성도 떠오른다.
스레드가 맞춤형 콘텐츠를 큐레이션할 수 있는 블루스카이의 일부 기능을 모방하는 정황도 보이면서 두 서비스 사이 경쟁은 더욱 불붙을 공산이 크다.
다만 블루스카이가 아직 유료 광고를 받지 않아 자금력이 제한됐으며 늘어난 사용자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자원을 갖췄는지 의문이 큰 점은 중장기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블루스카이는 성장세 속에서 새로운 과제에 직면했다”라고 짚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