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네이버가 유튜브, 틱톡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기업들에 맞서 숏폼(짧은 영상) 서비스 ‘클립’ 사업을 강화한다.  

기존 네이버TV의 채널 개설을 위한 진입 장벽을 완전히 없애고, 네이버 산하 여러 영상 플랫폼을 서로 연결해 다양한 창작자와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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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가 네이버TV 등 동영상 서비스 '클립'의 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판교 본사 사옥 전경. <네이버> 


16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네이버의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로 평가됐던 동영상 플랫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상 콘텐츠 전략에 새로 짜고 있다. 

기존에 네이버TV는 다른 동영상 플랫폼에서 구독자 100명 이상을 보유해야 채널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지만, 올 3분기 내 이같은 채널 개설 조건을 아예 없애기로 했다. 유튜브와 같이 누구나 동영상을 만들어 올릴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네이버TV는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제한된 창작자에 한해서만 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공중파 방송사 등 주로 법인이 개설한 채널을 중심으로 방송 다시보기, 미리보기 영상 등을 제공했다.  

2019년 1월에는 개설 조건을 다른 동영상 플랫폼에서 구독자를 300명에서 100명으로 완화했는데, 이번에는 5년 만에 개설 조건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다.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기업과 함께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창작자들을 끌어올 필요가 있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네이버TV에 동영상을 올릴 수 있도록 채널 개설 요건을 없애기로 했다”며 “동영상 생태계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네이버TV에 모인 콘텐츠를 바탕으로 숏폼 서비스 ‘클립’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클립은 현재 네이버TV, 나우, 블로그 등과 연결돼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는 ‘클립' 전용 모바일 위젯을 출시하고, 전용 크리에이터를 모집하는 등 숏폼 콘텐츠 확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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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네이버>


숏폼 등 동영상이 콘텐츠 생태계의 핵심으로 떠오르면서 네이버로서도 더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최 대표는 올해 취임 이후 인터넷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MZ세대에 특화한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춰왔다. 

게임 실시간 중계(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도 향후 클립과 연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치지직에서 업로드된 숏폼 영상을 클립에서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올해 ‘치지직’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 스트리밍 1위였던 미국 트위치의 올해 사업 철수 이후 반사이득으로 SOOP(아프리카TV)와 양강 구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치지직이 네이버 영상사업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가운데 동영상 콘텐츠 간 연결을 통해 클립 서비스도 활성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네이버 동영상 서비스 사업의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네이버TV, 시리즈온, V라이브 등 여러 동영상 서비스의 이용자가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2018년 영상 사업 부문의 공격적 투자를 예고한 뒤 2019년 야심작 ‘나우’를 내놨지만, 존재감이 미미했다. 이후에는 이커머스 중심으로 투자에 나서면서 동영상 서비스 사업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최 대표는 향후 클립 서비스를 앞세워 유튜브, 틱톡 등과 경쟁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최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1분기 말 내이버앱 메인의 하루 평균 체류시간은 지난해 말 대비 10% 상승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홈피드와 클립이 전체 성장을 견인하면서, 현재 체류시간에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 뉴스 기여도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