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가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려 개발한 새 인공지능 반도체 세부 사양을 공개했다. 메타가 발표한 신형 자체 개발 인공지능 반도체 사진.
10일(현지시각) 메타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메타 학습 및 추론 엑셀러레이터(MTIA)’ 2세대 반도체의 구체적인 사양 정보를 공개했다.
지난해 발표한 1세대 제품과 비교해 연산 성능 및 메모리 대역폭이 강화됐고 반도체 제조 공정도 기존의 7나노에서 5나노 기술로 더욱 발전했다.
1세대 반도체에 이어 2세대 제품 역시 대만 TSMC를 통해 위탁생산된다.
블룸버그는 메타의 발표를 두고 “엔비디아를 비롯한 외부 기업에 의존을 낮추기 위한 목표를 두고 만들어진 반도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엔비디아는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 학습 및 구동 등에 쓰이는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9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메타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 구글과 아마존, 테슬라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 물량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가격도 자연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메타가 엔비디아 제품에 계속 의존하면 비용 부담이 늘고 투자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자체 개발 반도체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메타가 개발한 1세대 인공지능 반도체는 현재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SNS) 플랫폼의 콘텐츠 추천 서비스 등에 활용되고 있다.
연산 성능이 강화된 2세대 반도체를 도입하면 이러한 서비스나 사용자 맞춤형 광고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고 챗봇과 같은 새 기능에도 활용될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해 말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최대 350억 달러(약 47조7천억 원)를 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 및 위탁생산에 활용될 공산이 크다.
다만 블룸버그는 저커버그가 최근 엔비디아 H100 반도체 35만 대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만큼 여전히 대부분의 투자 금액은 엔비디아 제품 구매에 쓰일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현실적으로 메타의 자체 개발 반도체는 엔비디아 제품과 성능 차이가 커 용도가 다소 다르게 쓰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인공지능 관련 인프라 투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비용 부담과 반도체 수급 안정성을 고려해 자체 개발 반도체의 사용 비중은 점차 높아질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메타뿐 아니라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이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려 모두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 뛰어들었다”며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과제는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