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스마트글라스에 생성형 AI 결합하면 유용 평가, 대중화 길 열릴까

▲ 메타의 스마트글라스가 시각장애인을 보조할 수 있다는 내용의 논평이 네이처지에 올랐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고도화돼 음성인식 정확도가 높아져 장애인을 보조할 수 있을 정도가 된 셈이다. 사진은 메타 스마트글라스의 홍보용 이미지. <메타>

[비즈니스포스트] 메타의 스마트글라스를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 시각장애인들이 유용할 것이라는 학자들의 논평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일각에선 음성 활용형 스마트글라스가 앞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기기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각장애인이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편리한 인공지능 스마트글라스가 출현하면 메타가 다음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양대축인 메타버스 하드웨어와 인공지능이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4일(현지시각) 네이처는 ‘메타의 스마트글라스-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안경의 미래와 거대언어모델’이라는 제목으로 메타가 내놓은 스마트글라스를 조망하는 논평을 게재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안과학과 소속 에단 바이스버그 연구원, 미국 미시간대 및 다수의 대학 연구진이 함께 작성한 이 논평은 음성을 인식하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스마트글라스와 결합해 시각장애인을 보조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마트글라스를 사용하면 시각장애인들이 주변 환경에 접근하기 용이해진다"며 “그들의 독립성이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스마트글라스가 도로 환경이 어떤지 음성으로 안내하고 착용자가 구두로 질문을 하면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해 답을 해서 시각장애인의 활동을 돕는 식이다. 

위치정보(GPS)에 기반한 네비게이션을 활성화하면 시각장애인에게 길을 안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이 논평은 영국의 왕립 시각장애인 협회(RNIB)가 2015년 1200여 명의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전화 인터뷰를 한 결과 40%에 달하는 인터뷰 대상자들이 시각적인 문제 때문에 하루에 계획한 일들을 마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 논평은 메타로부터 후원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논평 말미에 필진은 ‘경쟁적인 이해관계가 없다(no competing interests)’고 명시했다.
 
메타 스마트글라스에 생성형 AI 결합하면 유용 평가, 대중화 길 열릴까

▲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가 9월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 위치한 본사에서 열린 신제품 발매 행사 '메타 커
넥스'에서 스마트글라스를 출시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메타>

네이처에 실린 논평은 메타버스 플랫폼과 생성형 인공지능이 다양한 영역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시로 꼽힌다. 

메타는 소셜미디어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이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스마트글라스를 포함한 메타버스 플랫폼과 생성형 인공지능 사업에 진출했다. 

주로 헤드셋이나 안경 형태로 작동하는 메타버스 기기는 물리적 키보드가 없어 스마트폰과 달리 정확한 명령을 입력하기 어렵다는 약점을 가진다. 

애플은 키보드를 대신할 입력 방식으로 가상 키보드와 시선 추적기술을 예고했다. 2024년 3월경에 출시할 것으로 추정되는 헤드셋 형태의 비전프로에 탑재할 입력 방식이다. 

안경 형태의 메타 스마트글라스는 휴대성과 낮은 가격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방식을 쓸 수 없다. 메타가 음성을 주 입력 방식으로 택한 이유일 수 있다.

최근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이 사용자의 음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인간과 유사한 수준으로 답변해낼 정도로 고도화되면서 메타의 선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때 메타는 생성형 인공지능과 메타버스 플랫폼을 동시에 투자하는 전략을 두고 서로 관계없는 사업을 한다고 비판받았다.

네이처에 게재된 논평처럼 생성형 인공지능을 통해 스마트글라스 기기의 인터페이스 측면이 가지는 단점을 해결한다면 제품 대중화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코노미스트는 메타의 스마트글라스를 조명한 10월5일자 보도에서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하면서 (스마트폰의) 터치스크린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스마트글라스가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스마트폰의 자리를 밀어내고 다수의 사람이 보유하는 기기가 될 정도로 잠재력을 가졌다는 시각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는 스마트글라스에서 광고 수수료로 수익을 거두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품 판매로만 수익을 내야 하는 메타로서는 한동안 스마트글라스 사업에서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메타는 12월5일 현재 북미와 유럽지역 그리고 호주에서 스마트글라스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는 아직 출시되지 않았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