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로 대기업집단 반열에 올라섰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이 대기업집단으로서 각종 규제를 적용받는 상황에서 그룹 사업의 핵심축이 된 건설부문 적자를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쌍용건설 품고 대기업집단 된 글로벌세아, 김웅기 건설 적자 탈출은 과제

▲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 인수로 대기업집단에 처음 진입했다. 의류사업과 더불어 그룹 사업의 핵심 축이 된 건설부문 적자를 개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사진은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 


2일 글로벌세아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글로벌세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쌍용건설과 세아STX엔테크 등 건설부문 계열사의 매출 합계는 1조8639억 원으로 집계된다.

지난해 글로벌세아그룹의 기존 본업인 의류 제조 및 유통사업 계열사 세아상역 연결기준 매출(3조3805억 원)에 견줘봐도 건설사업이 그룹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다만 세아상역은 2022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656억 원을 가져다준 반면 쌍용건설은 지난해 순손실 54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으로 봐도 세아상역은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1768억 원을 벌어들였다. 2021년보다 영업이익이 24.6% 증가했다.

하지만 쌍용건설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을 내며 2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2021년에는 영업손실 1108억 원, 2022년에는 영업손실 450억 원을 봤다.

쌍용건설은 앞서 2018년 해외 일부 현장에서 원가율이 높아지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적자를 냈다. 2019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2020년 영업이익률이 0.1%로 하락하면서 다시 적자의 늪에 빠졌다.

쌍용건설은 2020년과 2021년 싱가포르와 두바이, 인도네시아 등 해외 매출 비중이 약 45%에 이르렀던 만큼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다. 

지난해는 해외 매출 비중이 30% 수준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싱가포르 우드랜드 종합병원(3736억 원), 두바이 로얄아틀란티스호텔 신축공사(6780억 원), 말레이시아 옥슬리타워 복합개발공사(789억 원)에서 대규모 추가비용이 발생해 해외부문 매출총손실은 1300억 원 수준에 이르렀다.

글로벌세아그룹이 쌍용건설보다 먼저 인수한 플랜트기업 세아STX엔테크 역시 실적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세아그룹은 앞서 2018년 STX중공업의 플랜트사업부문을 인수해 건설사업에 진출했다.

세아STX엔테크는 국내외에서 환경시설, 발전소 건설과 인프라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2년 기준 매출 규모는 2699억 원이다.

지난해 국토부 시공능력평가 자료에 따르면 환경설비공사분야 기성액이 1378억 원으로 건설업계 8위에 올랐다. 환경설비공사분야 1위부터 7위까지는 모두 시공능력평사 순위 10위권 건설사들이다.

다만 세아STX엔테크는 세아그룹이 인수한 다음해인 2019년 영업손실을 냈다.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21년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다시 적자로 돌아선 뒤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세아STX엔테크는 2021년 영업손실 79억 원,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1007억 원을 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창립 40주년이 되는 2025년까지 그룹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5’를 추진하고 있다. 

김웅기 글로벌세아그룹 회장은 세아상역을 중심으로 한 의류제조업계에서 세계적 입지를 굳힌 뒤 인수합병을 통해 제지, 건설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김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이제 글로벌세아는 의(섬유·패션), 식(식음료), 주(건설·토목), 지식(IT·투자) 영역에서 스마트 기술을 바탕으로 분야와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려고 한다”며 건설분야를 그룹 미래성장의 한 축으로 소개했다.

김 회장은 세아STX엔테크에 이어 시공능력평가 33위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 건설사업 본격화를 위한 퍼즐을 완성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지난해 3월 액화천연가스(LNG)와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전문기업 발맥스기술도 인수해 플랜트, 건설분야 시너지와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갖췄다.

쌍용건설은 현재 매출의 대부분을 건축과 토목분야에서 내고 있다. 싱가포르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건설시장에서 랜드마크 건축물들을 건설하며 해외 건설시장에서 폭넓은 네트워크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세아STX엔테크, 발맥스기술과 함께 해외 친환경 플랜트 등 건설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건설사업 중심에 설 쌍용건설의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안정화가 선결과제로 여겨진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을 인수하면서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원에 나섰다. 쌍용건설은 지난해부터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 등을 필두로 제2중동붐이 일어나면서 해외건설시장에서의 입지가 부각되고 있다.

쌍용건설은 올해 2월 공사비 12억5400만 달러(약 1조5500억 원) 규모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특급호텔 아틀란티스 더 로얄을 준공하면서 공사비 유입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3월에는 두바이 고급 주거시설(1513억 원) 사업도 수주했다.

또 그룹 지원을 등에 업고 기존 세아상역 등의 의류사업으로 사업기반이 탄탄한 중남미 건설시장 진출도 타진하면서 해외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쌍용건설을 인수해 2022년 자산이 6조100억 원으로 늘어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4월 말 지정한 공시대상기업집단 82곳 중 71위에 올랐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