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확장현실 기기 연내 출시 전망, 노태문 애플·메타와 ‘진검승부’

▲ 글로벌 IT 기업들이 앞다퉈 확장현실 기기 시장에 참전하면서 삼성전자도 확장현실 제품을 이르면 연내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확장현실기기를 올해 안에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은 확장현실기기 시장이 스마트폰을 대체할 유력한 분야로 떠오르는 만큼 애플이나 메타와 같은 경쟁업체들과 진검승부를 펼치기 위해 제품 성능 향상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증권업계와 전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노 사장은 확장현실기기를 스마트폰에 이은 새 먹거리로 점찍고 올해 안으로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확장현실기기 담당부서에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 패널 업체와 제품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해 안에 확장현실 기기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가 부족한 확장현실 전용반도체와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운영체제 경쟁력은 외부 기업과 협력을 통해 메울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거대 IT기업 퀄컴, 구글과 확장현실 기기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개발하는 확장현실 폼팩터에 퀄컴의 칩셋과 구글의 운영체제가 들어가는 방식으로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 사장은 퀄컴, 구글과 협력을 통해 새롭게 개화하는 확장현실기기 시장에서 연합전선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2월 초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퀄컴, 구글과 확장현실기기 개발관련 협력을 발표하면서 “차세대 확장현실 폼팩터를 개발해 모바일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변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애플은 TSMC 및 소니, 중국 럭스웨어와 손잡고 확장현실기기 시장에 다른 동맹군 진영을 구축할 채비를 하고 있다.

닛케이아시아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아이폰 위탁생산 업체 가운데 하나인 중국 럭스웨어와 확장현실기기 제품 개발과 출시를 위해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애플은 확장현실기기에 가장 핵심적 부품으로 꼽히는 디스플레이 분야는 TSMC 및 소니와 함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메타(옛 페이스북)도 사명에 가상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를 담을 정도로 확장현실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9월 10년 안에 10억 명이 사용하는 메타버스를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메타는 퀄컴과 맞춤형 가상현실 칩을 제작하기로 하는 등 확장현실 시장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초 열린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 CES2023에서도 애플과 메타 등 글로벌 거대 기업들이 확장현실기기를 앞다퉈 발표하면서 확장현실 시장은 개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이처럼 확장현실기기 시장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뚜렷한 중장기적 성장 전망과 관련이 깊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와 마켓앤마켓 등에 따르면 확장현실기기 시장은 2022년 10억 달러 수준에서 2027년 114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어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 최근 10년을 통틀어 가장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12억 대로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제조를 이끌고 있는 노 사장으로서는 새로운 폼팩터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사업영역 확대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노 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을 반석 위에 올려둔 경험을 확장현실기기에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갤럭시S 시리즈 이후 지금까지 나온 모든 삼성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개발에 참여해 ‘갤럭시 마스터’로도 불린다. 제품 개발에 매진하던 업무방식을 경영에도 접목해 혁신적 사고와 개척정신을 강조하는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된 상황에서 노 사장으로서는 확장현실 기기로 눈을 빠르게 돌려야 할 필요성이 크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확장현실기기 사업의 진행과정은 대외비밀이라 확인해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