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5곳을 임시 상장폐지 명단에 또다시 추가했다. SEC 규제 대상 중국기업은 총 10곳이 됐다.

다만 중국 당국은 상장폐지 여부는 양국 협상에 달려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중국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도 미국 상장폐지 위기, 미중 협상에 달려

▲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31일 중국 매체 재련사에 따르면 현지시각 30일 SEC는 외국기업문책법(HFCAA)에 의거해 미국에 상장돼 있는 중국 최대 검색 포털 사이트 바이두, 자산관리 플랫폼 푸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아이치이, 바이오제약사 카시파마슈티컬스, 어류 양식업체 노세라 등 5개 기업을 임시 상장폐지 명단에 올렸다.

SEC는 해당 5개 기업에 4월20일 전에 상장폐지 사유가 없음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제출 기한을 넘길 경우 5개 기업은 상장폐지 확정 명단으로 옮겨진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는 SEC 결정을 놓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SEC가 중국기업을 임시 상장폐지 명단에 올리는 것은 HFCAA에 따라 진행하는 정상적 절차다"고 설명했다.

증권감독관리위는 “명단에 오른 기업들이 앞으로 2년 뒤에 상장폐지 될지 여부는 최종적으로 미중 양국의 협력 진전 상황과 결과에 달려있다"고 봤다.

미국 증권 당국은 2020년 말 HFCAA을 시행하면서 자국 회계기준을 지키지 않는 기업을 2024년부터 미국증시에서 퇴출하도록 규정했다. 

HFCAA에는 만약 중국기업이 회계감사 조서 제출을 3년 연속 거부하면 상장폐지 할 수 있다는 조항과 중국기업들은 중국정부 소유나 지배 여부를 필수로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중국정부는 중국기업이 미국에 회계감사 조서를 제출하는 것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미국중시에 상장한 중국기업 회계감독권을 놓고 오랜 시간 갈등하고 있는 이유다.

SEC는 3월 초에도 5개 종목을 임시 상장폐지 명단에 올려 미국과 홍콩증시에 동시 상장돼 있는 중국 관련주들이 폭락한 적 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는 당시에도 국제적 관행에 맞게 미국 당국과 필요한 검사와 조사를 진행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증권감독관리위는 중국기업의 미국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미국 당국에 협력하려는 움직임도 보였다. 바이두, 전자상거래 업체 JD 등 미국에 상장돼 있는 기업 임원진을 소환해 회계감사 자료 추가 공개 준비를 지시했다.

27일까지만 해도 중국 언론에서 중국 당국과 SEC가 문제 해결을 위해 세부적 협상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에 SEC의 이번 결정에 의아해 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증권감독관리위는 이번에도 미국 당국과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같은 입장을 내놨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