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울산 공장에 첫 차세대 전기차(개발코드명 NE) 생산 전용라인 구축을 앞두고 있다.
전기차로 라인 전환은 자칫 생산직 노동자의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사 사이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의 역할이 또 다시 중요해졌다.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1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8월부터 울산1공장 2라인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내연기관차를 기본으로 하는 생산라인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왔다.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이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뀌면 생산직 노동자가 대략 20% 정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4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들어가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의 절반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노동 투입이 적다. 자동화 등 기술발전에 따른 제조공정 변화도 생산인력 감축에 영향을 준다.
현대차는 4월 말 노조측에 차세대 전기차 생산계획을 알리는 설명회를 열었는데 당시에도 인력 운용계획과 관련한 노사의 이견으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설명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서 노사문제를 담당하는 하언태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NE는 현대차가 지난해 말 2025년까지 전기차시장 글로벌 3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뒤 처음 출시하는 차세대 전기차다. 노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생산이 늦어지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 사장이 현대차 노사협상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인 만큼 이번 문제도 협상력을 발휘해 노조의 공감대를 끌어낼 가능성이 나온다.
하 사장은 30년 넘게 현대차에 몸담으며 생산운영실장, 종합생산관리사업부장, 울산공장 부공장 등을 거쳐 현재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아 울산 공장 공장장과 국내생산담당을 겸직하고 있다.
2013년 종합생산관리사업부장 시절 생산현장에 3교대를 대신하는 주간 2교대제를 정착하면서 노사협상 역량을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2018년 1월 울산공장 공장장에 오른 뒤 2년 연속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조기 타결하며 협상력을 보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를 설득해 울산 공장의 탄력적 운영을 끌어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3월부터 내수 판매량이 많은 라인의 생산량을 늘리고 해외 판매량이 많은 라인의 생산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울산 공장의 라인별 가동을 다르게 하고 있는데 노조는 그동안 라인별 수당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회사의 상이한 라인별 운영방침에 반발해왔다.
현대차 노사가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인력구조 변화를 이미 예상하고 있다는 점도 하 사장이 노조의 공감대를 안정적으로 끌어낼 가능성을 높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미 노사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전기차 확대 등 자동차산업의 변경에 따른 생산직 인력 변화의 필요성과 관련한 공감대를 일정 부분 형성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생산직 노동자의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력감축을 통해 임의조정 없이 순차적으로 전기차시대에 대응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이 합리적으로 회사 측과 협력하며 실리를 얻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지부장은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지난해 12월 새 지부장에 뽑혔는데 취임 이후에도 지속해서 이른바 회사와 노조의 ‘윈윈(win win)’을 강조하고 있다.
노조는 4월 말 발행한 지부소식지를 통해 “과거 노동운동 방식에 갇혀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을 품질력으로 돌파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가 울산 1공장 2라인을 통해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처음 구축하는 만큼 논의 초반에는 노사 사이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9조6천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사업에 힘을 싣는데 울산 1공장 2라인의 인력 변화는 앞으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뀔 수 있는 다른 라인의 노동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 사장과 이 지부장은 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분기 노사협의회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울산 1공장 2라인 생산직 노동자 감축 문제가 다뤄질 수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라인에 전기차가 배정돼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인력이 있는데 이번 울산 1공장 2라인은 완전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갖춰지다 보니 예상보다 인력 감소가 커 설명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앞으로 노사가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노조와 의사소통하는 강점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꼽는다.
하 사장은 지난해 9월 '아주인사이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족한테도 의견을 강요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전기차로 라인 전환은 자칫 생산직 노동자의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사 사이 공감대 형성이 필수적인데 이를 위해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의 역할이 또 다시 중요해졌다.
▲ 하언태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1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1년 초 양산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하기 위해 8월부터 울산1공장 2라인을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작업에 들어간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그동안 내연기관차를 기본으로 하는 생산라인에서 전기차를 생산해왔다.
자동차업계는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이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뀌면 생산직 노동자가 대략 20% 정도,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4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차는 들어가는 부품 수가 내연기관차의 절반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노동 투입이 적다. 자동화 등 기술발전에 따른 제조공정 변화도 생산인력 감축에 영향을 준다.
현대차는 4월 말 노조측에 차세대 전기차 생산계획을 알리는 설명회를 열었는데 당시에도 인력 운용계획과 관련한 노사의 이견으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설명회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서 노사문제를 담당하는 하언태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NE는 현대차가 지난해 말 2025년까지 전기차시장 글로벌 3위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뒤 처음 출시하는 차세대 전기차다. 노사문제에 발목이 잡혀 생산이 늦어지면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는 전기차시장에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하 사장이 현대차 노사협상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인 만큼 이번 문제도 협상력을 발휘해 노조의 공감대를 끌어낼 가능성이 나온다.
하 사장은 30년 넘게 현대차에 몸담으며 생산운영실장, 종합생산관리사업부장, 울산공장 부공장 등을 거쳐 현재 현대차 대표이사를 맡아 울산 공장 공장장과 국내생산담당을 겸직하고 있다.
2013년 종합생산관리사업부장 시절 생산현장에 3교대를 대신하는 주간 2교대제를 정착하면서 노사협상 역량을 본격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고 2018년 1월 울산공장 공장장에 오른 뒤 2년 연속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을 조기 타결하며 협상력을 보였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노조를 설득해 울산 공장의 탄력적 운영을 끌어내기도 했다.
현대차는 3월부터 내수 판매량이 많은 라인의 생산량을 늘리고 해외 판매량이 많은 라인의 생산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울산 공장의 라인별 가동을 다르게 하고 있는데 노조는 그동안 라인별 수당 형평성이 맞지 않다며 회사의 상이한 라인별 운영방침에 반발해왔다.
현대차 노사가 전기차 생산 확대에 따른 인력구조 변화를 이미 예상하고 있다는 점도 하 사장이 노조의 공감대를 안정적으로 끌어낼 가능성을 높인다.
현대차는 지난해 이미 노사 고용안정위원회를 통해 전기차 확대 등 자동차산업의 변경에 따른 생산직 인력 변화의 필요성과 관련한 공감대를 일정 부분 형성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생산직 노동자의 정년퇴직에 따른 자연스러운 인력감축을 통해 임의조정 없이 순차적으로 전기차시대에 대응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지부장이 합리적으로 회사 측과 협력하며 실리를 얻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이 지부장은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공약을 앞세워 지난해 12월 새 지부장에 뽑혔는데 취임 이후에도 지속해서 이른바 회사와 노조의 ‘윈윈(win win)’을 강조하고 있다.
▲ 이상수 전국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부장.
노조는 4월 말 발행한 지부소식지를 통해 “과거 노동운동 방식에 갇혀서는 돌파구를 찾을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을 품질력으로 돌파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대차가 울산 1공장 2라인을 통해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을 처음 구축하는 만큼 논의 초반에는 노사 사이 팽팽한 기싸움이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9조6천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사업에 힘을 싣는데 울산 1공장 2라인의 인력 변화는 앞으로 전기차 생산라인으로 바뀔 수 있는 다른 라인의 노동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 사장과 이 지부장은 12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1분기 노사협의회를 진행하는데 여기서 울산 1공장 2라인 생산직 노동자 감축 문제가 다뤄질 수도 있다.
노조 관계자는 “라인에 전기차가 배정돼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인력이 있는데 이번 울산 1공장 2라인은 완전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갖춰지다 보니 예상보다 인력 감소가 커 설명회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며 “앞으로 노사가 협상을 통해 타협점을 찾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 사장은 노조와 의사소통하는 강점으로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를 꼽는다.
하 사장은 지난해 9월 '아주인사이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가족한테도 의견을 강요하겠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며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다양성을 인정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