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의 서두를 이란전쟁으로 열었다.
보수적이라는 인식이 있는 금융권, 그 가운데 ‘내수 산업’으로 인식되는 보험업계 연구기관 간담회가 국제정세 이야기로 시작된 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호르무즈 해협을 언급하며 시작된 김 원장의 인사말은 ‘선박 보험’ ‘재보험’ 등을 지나 자연스럽게 ‘생산적금융’으로 이어졌다.
김 원장은 “최근 가장 이슈가 되는 건 호르무즈 해협”이라며 “이란 전쟁 초기 호르무즈 해협 긴장감이 높아지며 가장 먼저 언급된 게 선주들이 부담하는 보험료였다”고 말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 보험료가 높아져 석유 등 원자재를 실은 배가 통과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선주들로부터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미국이 재보험 제공을 검토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이뤄지는 모든 생산을 위해서는 석유를 수입해야 한다”며 “그런데 그 생산의 기본이 되는 석유 수입에도 보험이 없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모든 생산을 지원하는 시작이라는 점에서 보험이야말로 생산적금융의 출발점”이라고 재정의했다.
모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사전에 대비한다는 점에서 보험의 역할을 강조한 것이다.
김 원장은 그 연장선에서 생산이 활발한 선진국일수록 보험산업이 더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보험은 생산을 위한 기제이며 생산이 계속해 이뤄질수록 새로운 위험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현재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금융당국은 벤처·혁신기업 투자를 확대하는 ‘생산적금융’을 강조하며 보험업권의 역할 확대도 주문했다. 이를 놓고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적극적 투자와 거리가 있는 ‘보장’이라는 업권 특성상 생산적금융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김 원장은 생산 과정 전반을 ‘보장’한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보험을 생산적금융의 출발점이라고 바라본 것이다.
이는 학계와 당국 등을 넘나든 김 원장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순천향대학교에서 글로벌경영대학 학장, 금융보험학과 학과장 등을 역임하며 학계에서 두각을 보였다. 아시아태평양보험학회, 한국보험학회 회장 등을 지내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에서도 중요 직무를 맡으며 전문성을 갖췄을 뿐 아니라 당국 정책 이해도 역시 높은 인물로 평가된다.
김 원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국정기획위원회 제1경제분과 자문위원으로도 일했다. 이에 이재명 정부 정책 기조를 읽고 기민하게 연구 과제를 풀어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김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보험연구원은 정부와 시장 기대에 부응해서 철저한 연구를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보험산업의 ‘씽크탱크’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