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사남' 끌고 '황치즈칩' 밀고, 오리온그룹 본업 호조로 신사업 투자 곳간 두둑

▲ 쇼박스가 배급을 맡은 영화 '만약에 우리'와 '왕과 사는 남자'가 잇따라 흥행하고 있다. 사진은 '왕과 사는 남자'(왼쪽)와 '만약에 우리' 포스터.

[비즈니스포스트] 오리온그룹이 제과와 영상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잇따라 흥행 성과를 내고 있다.

제과 사업이 안정적 수익을 내는 가운데 그동안 변동성이 컸던 영상 사업까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현금창출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리온그룹이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과 관련한 투자 여력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 쇼박스가 50%를 투자하고 배급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전날까지 관객 1573만 명, 누적 매출 1518억 원을 기록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제작비는 약 105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2025년 12월31일 개봉한 ‘만약에 우리’도 손익분기점인 110만 명을 웃도는 260만 명 관객을 기록하며 매출 255억 원을 올렸다. 해당 작품의 배급 역시 쇼박스가 맡았다.

두 작품으로 쇼박스가 확보한 매출은 현재까지 약 4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5년 기록한 영업손실 117억 원을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는 규모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간 영업손익이 반등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는 오리온홀딩스의 배당 수익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쇼박스는 2016~2019년 이어오던 연간 배당을 코로나19 시기 중단했다. 이후 2024년 연간 실적 개선에 힘입어 배당을 재개했다.

2024년 쇼박스는 영화 '파묘'의 흥행에 힘입어 영업이익 245억 원, 순이익 274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했다. 이에 쇼박스는 연간배당으로 모두 94억 원을 집행했고 오리온홀딩스는 약 54억 원을 수령했다.

하지만 쇼박스가 2025년 영업손실 117억 원, 순손실 150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자 배당도 중단됐다. 하지만 이번에 두 작품이 연속으로 흥행하면서 2026년 배당 재개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쇼박스는 4월 개봉하는 공포영화 ‘살목지’와 5월 공개되는 연상호 감독의 액션 영화 ‘군체’ 등 후속 라인업도 확보하고 있어 추가 흥행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오리온그룹은 제과사업에서도 올해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이 2월 봄 시즌 한정 상품으로 선보인 ‘촉촉한 황치즈칩’은 출시 직후 입소문을 타며 품귀 현상을 빚었다. 기존 ‘촉촉한 초코칩’ 브랜드를 확장한 제품 전략이 적중한 것으로 평가된다.
 
'왕사남' 끌고 '황치즈칩' 밀고, 오리온그룹 본업 호조로 신사업 투자 곳간 두둑

▲ 오리온 '촉촉한 황치즈칩'(사진)이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오리온>


일부 온라인 채널에서는 정가 4480원 제품이 6만 원 이상에 거래되는 사례도 나타났다. 오리온은 예상치 못한 수요에 대응해 3월부터 제품을 추가 생산하기 시작했다. 4월 초에는 한정 수량이 시장에 공급된다.

오리온은 이처럼 기존 제품의 수익에 신제품 효과가 더해지며 실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25년에는 매출 3조3324억 원, 영업이익 5583억 원을 기록했다. 2024년보다 매출은 7.3%, 영업이익은 2.7% 늘어난 것이다.

본업의 호조는 오리온그룹이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할 안정적 기반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그룹은 기존 제과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다양한 신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는 2024년 리가켐바이오 지분 약 26%를 5500억 원에 취득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이어 2025년에는 수협과 각각 50% 지분으로 총자본금 600억 원을 출자해 어업회사법인 ‘오리온수협’을 설립하며 김 사업을 시작했다.

다만 신사업이 실적에 기여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리가켐바이오는 2025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416억 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손실 1065억 원을 내며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신규 파이프라인(후보물질) 구축과 임상시험 비용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리온수협 역시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단계로 올해 조미김 공장 착공을 앞두고 있다.

오리온그룹 관계자는 "리가켐바이오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ADC(항체약물접합체)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신약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확보된 상황"이라며 "오리온수협도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라 추가 출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