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이앤씨 7년 만에 서울서 아크로 분양, 박상신 내년 대전 도시정비 '정조준'

▲ DL이앤씨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앞서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 브랜드가치를 높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가 서울에서 7년 만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ACRO)’를 공급하면서 브랜드 가치 올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울에서의 아크로 브랜드 가치 제고는 내년에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핵심지역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겨냥한 포석으로 읽힌다.
 
13일 DL이앤씨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재 서울에 아크로 적용 단지의 분양이 잇따라 잡혀 있다.

DL이앤씨 아크로는 내년 3월 서초구 서초동 1334번지 일대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들어서는 ‘아크로 드 서초’와 내년 4월 동작구 대방동 44-1번지 일대 노량진8구역을 재개발하는 ‘아크로 리버스카이’ 분양이 예정돼 있다.

부촌인 방배동과 대규모 재개발지역인 노량진뉴타운에서 잇따라 1천 세대 안팎의 하이엔드 브랜드 대단지가 선을 보이는 것이다. 아크로 드 서초는 1157세대, 아크로 리버스카이는 987세대다.
DL이앤씨 7년 만에 서울서 아크로 분양, 박상신 내년 대전 도시정비 '정조준'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아크로 드 서초와 아크로 리버스카이의 흥행을 놓고는 긍정적 전망이 힘을 받는 상황으로 보인다.

서울에서 아크로 흥행 여부의 가늠자로 여겨졌던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시장 상황 속에서도 큰 주목을 받으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1018-1번지 일대 지하 5층~지상 26층, 8개 동, 707세대로 조성된다. 방배삼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140세대를 일반분양했다.

12월 중 청약이 진행된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특별공급 청약에서 251.4대 1, 1순위(해당지역) 482.8대 1이라는 높은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1순위 청약에서 국민평형인 전용면적 84㎡에서는 경쟁률 825.6대 1을 나타냈다.

아크로 리츠카운티가 DL이앤씨 주택사업에서 지닌 의미는 적지 않다.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DL이앤씨 아크로가 2017년 분양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에 이어 7년 만에 서울에서 분양일정을 마친 단지다. 2013년 서울 서초구 ‘아크로 리버파크’를 시작으로 하이엔드 브랜드로 탈바꿈한 아크로는 초기에 한강변 주요 입지에만 적용한다는 전략 기조와 개별 단지의 공급일정 등이 맞물리면서 한동안 서울에서 분양이 진행되지 않았다.

또 아크로 리츠카운티는 수주 초기에 시공사 해지 우려를 딛고 탈없이 분양을 마친 단지이기도 하다.

2020년 5월 DL이앤씨(옛 대림산업)는 방배삼익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시공권을 획득한 뒤 같은 해 조합원 내부 내홍 탓에 시공사 해지 위기를 맞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방배동의 방배6구역 재건축사업에서는 설계·공사비 증액 마찰로 시공권을 잃었지만 방배삼익 재건축사업은 유지하면서 ‘아크로 리버파크’, ‘아크로 리버뷰’에 이어 서초구에 다시 깃발을 꽂게 됐다.

박 대표는 아크로 리츠카운티 분양에서 인지도 등 아크로의 브랜드 가치 상승에 주안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DL이앤씨는 ‘하이엔드 주거의 상징’을 내세워 아크로 주택전시관을 새롭게 세웠고 이를 아크로 리츠카운티 분양에서 공개하며 7년 만에 아크로를 선보이는 이 단지에 힘을 실었다.

박 대표는 과거부터 브랜드 리뉴얼을 이끌며 아크로 가치를 높이는 데 직접 참여해왔다.

주택사업본부장 시절에는 2년 가량의 연구개발, 시장 분석 등을 거쳐 2019년 11월 완료한 아크로 첫 리뉴얼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번 아크로 리츠카운티 분양 흥행을 놓고 분양가 상한제 단지로 8억 원 가까운 시세차익이 예상됐던 점이 중요한 요인이나 DL이앤씨의 아크로라는 브랜드 가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DL이앤씨 7년 만에 서울서 아크로 분양, 박상신 내년 대전 도시정비 '정조준'

▲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 투시도. < DL이앤씨 >


박 대표의 아크로 브랜드 경쟁력 강화 전략을 통해 DL이앤씨는 주택사업, 특히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DL이앤씨는 시공사 선정 마무리 단계인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에서 사실상 마지막 남은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수주가 유력하다. DL이앤씨는 올해 두 번의 시공사 선정 입찰에 모두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어 성수전략정비구역 재개발사업, 여의도 재건축사업, 압구정 재건축사업 등 시공사 선정이 예고된 서울 핵심 도시정비사업지가 DL이앤씨의 다음 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지를 고려했을 때 DL이앤씨는 이 사업지들의 수주전에서 아크로를 제안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박 대표의 임기가 2027년 8월까지인 만큼 박 대표는 한동안은 경쟁이 치열해지는 서울의 도시정비사업 영업과 수주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박 대표에게는 향후 아크로를 내세워 펼칠 수주전이 과거의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로도 여겨질 수 있다. 박 대표가 DL이앤씨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서 내려온 2020년 DL이앤씨는 아크로로 대형 수주전에서 시공권을 놓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DL이앤씨는 아크로를 제안하며 서울 강남·강북의 한강변 단지로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진 신반포15차아파트 재건축사업,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각각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신반포15차 재건축사업이 2020년 4월,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2020년 6월 시공사를 찾은 뒤 같은 해 7월 박 대표는 주택사업본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DL이앤씨는 “새로운 아크로 주택전시관을 아크로 리츠카운티에 이어 내년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노량진8구역 재개발에서도 선보일 것”이라며 “아크로의 차별화한 공간 철학과 브랜드 아덴티티를 지속해서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