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준 일민미술관 큐레이터의 성추행 논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함 큐레이터는 그동안 ‘88만 원 세대 예술가들’을 위한 행보를 보여주며 미술계에서 주목받았다.
24일 미술계에 따르면 함영준 큐레이터가 성추행 의혹을 놓고 해명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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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영준 큐레이터. | ||
함 큐레이터는 성추문을 이유로 홍익대를 자퇴했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에 거의 나가지 않은 탓에 출석수 부족으로 학사경고가 누적되어 자퇴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함 큐레이터는 21일부터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한 네티즌이 21일 “지난해 11~12월 쯤 함큐레이터에게 성추행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고 이어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글들이 이어졌다.
함 큐레이터는 22일 “신체접촉이 이뤄진 부분에 대해 깊이 사죄하고 후회한다”며 “모든 직위를 정리하고 반성하겠다”고 말했다.
일민미술관 앞에는 23일부터 10여 명의 미술학도들이 빗속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한 피해자는 “함 큐레이터에게 성추행과 성폭력을 당했고 동일인에게 당한 많은 분이 동조해 주셨다”고 밝혔다.
함 큐레이터는 그동안 미술계에서 주목받는 신진세대 큐레이터였다.
그는 1978년생으로 홍익대 예술학과를 다니다 한양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하고 한양대 대학원 영화학과에서 수학했다.
스스로 “어렸을 때부터 대중문화를 좋아했기 때문에 대중음악이나 영화,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이 많았다”며 “영화도 만들고 싶었고 미술도 좋아해서 솔직히 무엇을 해도 상관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몇편의 단편영화를 만들다가 2008년 미국 아라리오 갤러리 뉴욕분점에서 일하며 미술관련 일을 했다. 2011년 한국으로 돌아와 뜻이 맞는 친구와 함께 인디음악공연장 ‘로라이즈’를 열고 2013년까지 70회가 넘는 공연을 기획하기도 했다.
함 큐레이터는 주변의 뜻이 맞는 사람들과 2011년 6월 독립잡지 ‘도미노’를 냈다. 도미노는 비정기 문화잡지로서 각종 예술 분야, 사회문제, 여행, 패션, 만화, 정치철학과 국제 정세, 하위문화, 인권 등을 아우르는 파격적인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다. 도미노는 1천부 가까이 팔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함 큐레이터는 2014년 몇몇 사람들과 함께 서울 영등포 사창가 근처의 낙후된 건물에 전시관 ‘커먼센터’를 열며 미술계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는 “작품 판매수익은 공간의 최소 운영비를 제하고 모두 공공의 이익에 걸맞는 전시를 위해 사용한다는 목표로 커먼센터를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함 큐레이터는 특히 ‘88만 원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 미술가들을 적극 후원하겠다고 했다. 그는 젊은 작가 69명의 회화 148점을 모아 ‘오늘의 살롱’전을 열었고 큰 화제를 모았다.
함 큐레이터는 이런 행보 덕에 서울 종로에 위치한 일민미술관으로부터 ‘세대교체’에 적합한 인물로 꼽히게 됐다.
일민미술관은 지난해 함 큐레이터를 채용했고 함 큐레이터는 이를 통해 이른바 ‘제도권 입성’에 성공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