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경찰이 김상철 한글과컴퓨터(한컴) 회장의 90억 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와 관련해 신병확보 절차에 들어갔다.

11일 IT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한컴 회장 김상철 구속영장 신청, 가상화폐로 90억 비자금 조성 의혹

김상철 한글과컴퓨터 회장이 가상화폐 관련 90억 원대 비자금 조성 사건과 관련됐다는 혐의를 받으며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연합뉴스>


김상철 회장은 가상화폐 ‘아로와나토큰’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사건을 주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실질적 지주사이자 블록체인 계열사인 ‘한컴위드’에서 지분을 투자한 가상화폐로 현재는 상장 폐지됐다.

2021년 4월20일 아로와나토큰은 첫 상장 뒤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인 50원에서 5만원까지 1천 배 넘게 올라 시세 조작 의혹과 함께 김상철 회장이 이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사건과 관련해 2022년 10월 한컴그룹 회장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2023년 12월엔 아로와나토큰 사건 관여 의혹으로 김상철 회장 차남과 아로와나토큰 운용사 대표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구속된 두 사람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6월까지 국내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에 아로와나토큰 1457만1천 여개 매도를 의뢰해 수수료 등을 공제한 정산금 80억3천만 원 상당의 이더리움과 비트코인을 김씨 개인 전자지갑으로 전송하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2년 3월 해외 가상자산 관련 업자에게 아로와나토큰 400만개의 매도를 의뢰해 수익금 15억7천만 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김씨 전자지갑으로 전송받은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같은 방법으로 96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이 자금 조성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이날 김 회장 아들 김씨에 징역 3년, 정씨에 징역 2년6월을 각각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변성준·김연수 한컴 공동 대표이사는 입장문을 내고 “한컴과 기업 경영진은 관련 사업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불거진 사법 이슈와 관계 없이 한컴그룹 포트폴리오와 한컴위드 재정환경을 재정비하는 등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