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설비 투자 확대에도 파운드리 고객사 '불만', 삼성전자 수주 기회 커져

▲ 대만 TSMC가 반도체 설비 투자금을 대폭 늘렸지만 주요 고객사들은 충분하지 않은 수준이라며 불만을 내놓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수주 기회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도 제시됐다. 대만 가오슝에 위치한 TSMC 반도체 공장 사진.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의 3나노 미세공정 반도체에 고객사 수요가 더 몰리며 심각한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열풍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TSMC가 증설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며 대응하고 있지만 결국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대안을 찾는 고객사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27일 “TSMC의 반도체 투자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충분히 근거 있는 주장”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는 1분기 말이 가까워지며 갈수록 많은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TSMC의 첨단 파운드리 생산 능력은 인공지능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전했다.

TSMC가 수요 강세에 맞춰 파운드리 단가를 꾸준히 인상했지만 여전히 생산라인을 확보가 어려워 다수의 기업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디지타임스는 주요 고객사들이 특히 TSMC의 3나노 반도체 공급 부족을 지적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3나노는 TSMC가 현재 주력으로 삼는 첨단 미세공정 기술이다. 엔비디아가 하반기 출시하는 ‘루빈’ 시리즈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해당 기술을 사용해 제조된다.

엔비디아가 TSMC의 최대 고객사인 만큼 루빈 GPU 양산이 본격화되면 다른 고객사들이 반도체 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일은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TSMC는 고객사 요구에 맞춰 지난해 410억 달러(약 62조 원) 수준이던 설비 투자금을 올해는 최대 560억 달러(약 84조 원)까지 대폭 증액하기로 했다.

대만에 이어 미국과 일본 반도체 공장에 3나노 설비를 도입하는 일정도 앞당겨졌다.

그럼에도 TSMC의 주요 고객들이 더 공격적 수준의 투자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TSMC 설비 투자 확대에도 파운드리 고객사 '불만', 삼성전자 수주 기회 커져

▲ 삼성전자 3나노 GAA 파운드리 공정 관련 홍보용 이미지. <삼성전자>


디지타임스는 “일부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공급 부족을 고려해 결국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주문을 돌리는 방안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첨단 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TSMC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다. 그러나 3나노 파운드리 수주 경쟁에서 대형 고객사 확보에 실패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TSMC가 밀려드는 주문을 모두 처리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고객사들에 중요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의미다.

디지타임스는 3나노 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가 크게 엔비디아와 AMD를 비롯한 인공지능 반도체 고객사와 애플, 미디어텍 등 소비자용 전자제품 반도체 설계 업체로 구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파운드리 협력사와 주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많고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반도체 물량 확보에 비교적 유리하다는 설명이 제시됐다.

반면 다른 고객사들은 TSMC가 이러한 핵심 고객사의 반도체를 수주한 뒤 남은 생산라인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일부 수요가 이동하기 시작한다면 이처럼 TSMC에서 비교적 중요도가 낮은 고객사들이 가장 먼저 포함될 공산이 크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첨단 반도체 공급 부족이 향후 1~2년 안에 해소될 수 있다는 관측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러한 관측 자체가 이미 수 년 전부터 이어져 온 만큼 파운드리 시장에서 물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지금과 같은 공급 차질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디지타임스는 “TSMC의 첨단 미세공정 파운드리는 현재 소수 고객사들에만 우선순위로 제공되고 있다”며 “파운드리 물량 확보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모든 반도체 설계 업체에 최대 과제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