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이 글로벌 방산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올해 매출과 수주액 신기록을 작성할 전망이다. < LIG넥스원 >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 사장은 그동안 중동, 미국, 동유럽 등 방산 시장에서 수주 다각화를 적극 추진해왔다. 최근 2년 동안은 주로 중동의 지대공 유도탄 수주에 집중했으나, 올해는 이라크, 미국, 루마니아로 수출 지역을 대폭 늘렸다.
이에 따라 회사는 올해 3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작년 기록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방산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LIG넥스원은 최근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수출명 Cheongung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 LIG넥스원이 이라크와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은 LIG넥스원의 천궁Ⅱ 발사 모습. < LIG넥스원 >
중동 현지 군사 전문매체 디펜스 아라빅에 따르면 지난 3월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이라크 육군 항공사령관(중장)과 카베트 무함마드 알바시 이라크 국방부 장관이 잇달아 방한해 LIG넥스원과 천궁Ⅱ 도입 협상을 진행했다.
이후 6개월 만인 이달 19일 회사는 이라크와 약 3조7천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와 2조6000억 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작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4조30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천궁Ⅱ가 중동 지역에서만 최근 3년간 확보한 수주액은 약 10조 원에 이른다.
회사는 또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으로 미국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 LIG넥스원은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으로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다. 사진은 LIG넥스원의 비궁. < LIG넥스원 >
지난 7월12일(현지시각) 비궁은 미국 하와이 해역에서 진행된 FCT(해외비교시험) 최종 시험발사에서 6발의 표적을 모두 명중시켰다. FCT는 미국 국방부가 전 세계 동맹국 방산기업의 우수 기술을 평가해 자국 개발·획득 사업으로 연계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비궁의 FCT 최종 시험발사 성공은 미국 현지에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리사 프란체티 미국 해군참모총장(대장)은 “비궁 시험발사는 무인 시스템을 해군 작전에 통합하는 중요한 진전”이라며 "시험 결과는 미국 국방부에 해당 시스템의 안전 기준 준수 여부와 필수 테스트에 지표로 삼을 수 있는 평가 자료, 고속해안공격정(FIAC)의 공격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군 전문 매체 네이벌 뉴스는 “비궁은 직접 수입 또는 미국에서의 라이센스 생산으로 미국 무기고에 추가될 가능성이 높다”며 “방위 시장에서 비궁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회사는 이 시험발사의 성공적 마무리를 기반으로 미국과의 수출 계약 성사에 주력하고 있으며, 계약이 체결될 경우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최초의 국산 유도무기 체계임과 동시에 K-방산 역사상 미국으로 수출되는 첫 ‘완제품’이 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실제 계약까지는 여러 단계가 남았지만, 대한민국 유도무기의 최초 미국 수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루마니아에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 LIG넥스원의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 LIG넥스원 >
루마니아의 군사전문매체 디펜스루마니아와 경제전문매체 부르사에 따르면 루마니아는 최근 신궁 1기를 루마니아 지상군 가운데 하나인 제2보병사단 게티카에 배치했다.
루마니아는 올해 초 LIG넥스원과 9000만 달러(약 1200억 원) 규모의 신궁 54기 시스템 구매 계약을 협의했고, 향후 후속 협의를 거쳐 최종 수출 계약이 체결될 전망이다.
루마니아는 무기 구매를 위한 국방 예산도 늘리고 있다. 루마니아는 올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에서 3%까지 늘리고, 국방비 가운데 20%를 무기 도입에 쓸 계획을 세웠다.
루마니아가 한국의 대공 방어 시스템을 도입한 첫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 된 만큼, LIG넥스원은 향후 루마니아를 유럽 방산 시장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LIG넥스원의 매출과 수주 잔고가 역대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매출은 작년 최고 기록인 2조3086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 3조 원 이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안유동 교보증권 연구원과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IG넥스원의 올해 매출을 각각 3조1483억 원, 3조1070억 원으로 예측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올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평균)는 매출 3조512억 원, 영업이익 2443억 원이다.
서재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라크 천궁Ⅱ의 4분기 수주를 고려할 때, 올해 말 수주 잔고는 약 25조 원에 이르고, 수출 비중은 52%(13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LIG넥스원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682억 원, 11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2%, 7.1% 증가했다. 상반기 수출 비중은 29.8%로, 작년 대비 14.4% 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LIG넥스원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LIG넥스원 사옥에서 'LIG 글로벌 데이' 행사를 열고, 2030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글로벌 방산기업 20위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신익현 대표는 3대 미래 혁신 방향으로 △저고도부터 우주까지 다층 대공망을 아우르는 '통합 대공 솔루션' △무인함대, 무인항공전단, 지상군지원 무인로봇 등 '무인화 솔루션' 확보 △대공과 무인체계 중심의 '수출국 확장' 등을 제시했다.
신 대표는 "2030년까지 총 5조원을 투자해 다층 대공망과 무인화 솔루션 등 최첨단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시설 투자에 나설 것이며, 해외 진출국도 30개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