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하반기 부산·서울 도시정비 눈독, 윤영준 '5조 클럽' 재진입 노린다

▲ 현대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5조 원 달성을 향해 가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부산과 서울에서 다수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윤 사장은 2021년 취임 첫해 현대건설 역대 처음으로 도시정비 5조 원을 넘어선 성과를 냈다. 부산 연산5구역, 서울 신반포2차 등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장에서 수주고를 울린다면 연임 첫해인 올해 다시 한번 5조 원 이상의 도시정비 일감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부산 도시정비시장 대어로 꼽히는 연산5구역(망미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 조합은 14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한다.

연산5구역 재건축은 부산 연제구 연산동 2220번지 일대 망미주공아파트를 지하 4층~지상 45층, 2995세대 아파트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7월23일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현대건설과 함께 삼성물산,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동원개발 등 7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현대건설 하반기 부산·서울 도시정비 눈독, 윤영준 '5조 클럽' 재진입 노린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대규모 도시정비 사업장 수주를 통해 신규수주 5조 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건설은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의 입지를 높게 평가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수주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로 꼽힌다. 올 들어 현대건설 정비사업 전문 콘텐츠 플랫폼 매거진H에서 '에이치P!CK', '현대사진관', '내일은 임장왕' 등 콘텐츠로 꾸준히 연산5구역을 다루고 있다.

연산5구역 재건축 사업지는 남쪽으로 광안대교, 동쪽으로 수영강과 센텀시티, 서쪽으로 배산 조망을 갖춰 우수한 환경 입지를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토현초등학교·중학교가 모두 단지와 붙어 있는 ‘초중품아’ 단지이고 지하철 3호선 망미역에 걸어서 5분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에는 현대건설과 함께 롯데건설, 삼성물산 등도 적지 않은 관심을 둔 것으로 알졌다. 컨소시엄 참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입찰 결과에 따라 수주전이 펼쳐질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윤 사장이 지난해 연초와 연말 수주를 통해 도시정비사업 5년 연속 수주 1위 달성에 기여했던 부산에서 올해는 조 단위의 단독 수주를 노리는 것이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1월과 12월 각각 사하구 괴정7구역 재개발사업, 동구 초량2구역 재개발사업을 모두 SK에코플랜트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날 3차 시공사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사업성 검토를 계속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총공사비 1조 원 안팎이 예상되는 괴정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현대건설은 앞선 2차 입찰에 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단독으로 참여했다. 이날 3차 입찰 현장설명회에는 두산건설만 참여해 유찰됐다.

이어 윤 사장은 서울에서 강남과 강북 모두에서 대형 사업지들의 시공권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치열한 수주전이 예고된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 강서구 방화3구역 재건축사업,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등이 후보군이다.

신반포2차 재건축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 73번지 일대 신반포2차아파트를 다시 지어 지하 4층~지상 49층, 12개 동 규모 아파트 205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컨소시엄 입찰이 불가능하다.

3.3㎡당 공사비는 950만 원으로 모든 총공사비는 1조2831억 원 규모다. 신반포2차 재건축조합은 9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9월25일 입찰을 마감한다.
 
현대건설은 일찍이 반포대교 남단에서 한강과 길게 접하는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에 참여를 공식화했다. 신반포2차는 현대건설이 한강변으로 구축하려 하는 'H벨트'에도 포함돼 있다.

신반포2차아파트는 한강과 맞닿은 토지가 680m로 인근 다른 단지 가운데 긴 편에 속한다. 단지와 한강공원을 바로 이어주는 반포나들목을 통해 한강공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서울 지하철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과 거리도 400m에 불과하다.

현대건설은 인근 반포주공1·2·4주구 재건축을 통해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조성하고 있다.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지에도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받는 반포 한강변에 ‘디에이치’ 명품 단지를 구축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현대건설은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16대 수상자인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과 프랑스 국가 수훈 훈장을 받은 엘리자베스 드 포잠박 부부가 대표로 있는 설계사무소 투포잠박과 손을 잡으며 랜드마크 단지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에서는 대우건설과 맞대결 가능성이 크다.

대우건설은 최근 신반포2차 재건축 사업지와 단지 1개 건너에 위치한 신반포16차 재건축사업을 따낸 뒤 반포, 압구정 등 한강변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향한 의지를 나타냈다.

대우건설도 ‘써밋’을 제안한 만큼 시공능력평가 2위와 3위, 주택시장 최상위권 브랜드 사이 수주전에 관심이 모인다.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총공사비 6005억 원)과 방화3구역 재건축사업(6921억 원)은 현대건설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미아9-2구역 재건축사업에서는 2차 입찰까지 HDC현대산업개발과, 방화3구역 재건축사업에서는 1차 입찰에 현대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맺어 각각 단독으로 입찰에 나섰다.

2020년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수주 당시 직접 조합원이 되는 승부수까지 던졌던 윤 사장이 주목하고 있는 또 다른 구역은 예상 총공사비가 1조5천억 원 이상에 이르는 한남4구역이 있다.

다만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은 최근 조합 내부에서 시공사 선정계획안이 부결돼 시공사 선정 일정이 다소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과 함께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의 3파전이 예상되면서 시공사 입찰 조건 확정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과열 분위기가 감지돼 올해 안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윤 사장은 올해 초 도시정비 신규수주 목표를 5조 원가량으로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신규수주 4조6122억 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두겠다는 뜻이다.

현대건설은 지금까지 모두 상반기에만 3조3060억 원의 도시정비 신규수주를 기록했다. 목표 달성까지 1조7천억 원가량이 남은 셈이다.
 
현대건설 하반기 부산·서울 도시정비 눈독, 윤영준 '5조 클럽' 재진입 노린다

▲ 현대건설은 올해 3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수주를 통해 기세를 올렸다. 사진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 조감도.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경기 성남시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6782억 원)을 시작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사업(7740억 원)에서 포스코이앤씨를 누르고 기세를 올렸다. 이어 인천 부평구 부개5구역 재개발사업(현대건설 5140억 원), 대전 서구 도마·변동 16구역 재개발사업(7057억 원), 서울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사업(6341억 원)까지 수주했다.

서울 미아9-2구역과 방화3구역이 컨소시엄인 점을 고려하면 3천억 원, 3500억 원가량의 수주가 예측된다. 4조 원에 가까운 신규 도시정비 일감은 무난히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5조 원 목표 달성은 각각 1조 원 이상의 수주를 추가할 수 있는 부산 연산5구역 재건축사업과 서울 신반포2차 재건축사업의 경쟁입찰 여부와 수주전 결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에게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 원은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 수치다. 윤 사장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2021년 도시정비 신규수주 5조2741억 원을 달성했다.

당시 현대건설은 역대 처음으로 도시정비 ‘5조’ 클럽에 가입하면서 건설업계 최초로 도시정비시장 3년 연속 신규수주 1위의 금자탑을 세웟다.

윤 사장은 이듬해인 2022년엔 업계에서 또다시 처음으로 9조 원(9조3395억 원)을 넘는 신기록을 세웠다. 주택사업본부장을 지낸 역량을 바탕으로 회사의 안정적 일감인 도시정비 분야에서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하반기 수주를 진행하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포스코이앤씨와 도시정비 신규수주 1위 다툼을 이어갈 가능성도 나온다. 포스코이앤씨는 지금까지 올해 3조8799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 사업을 새로 수주해 현대건설에 한발 앞서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 경기 악화 속에서 우량 건설사를 찾는 조합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현대건설은 최우량 신용등급(AA-) 및 하이엔드 브랜드 보유, 안정적 사업 수행능력 등에서 조합원들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선별 수주를 위한 전략을 세워 선택적 입찰 및 수주를 진행할 것”이라며 “신반포2차, 한남4구역, 부산 연산5구역 등 브랜드가치와 수익성을 중심으로 랜드마크 사업지를 세우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