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비용 무릅쓰고 중국산 아닌 흑연 선택한 이유, “친환경 공급망에 진심” 

▲ 미국 앨라배마주 켈리톤에 위치한 웨스트워터의 흑연 제련 공장에 구조용 강철과 집진기가 설치되는 모습. <웨스트워터>

[비즈니스포스트] SK온이 미국 음극재 기업 웨스트워터와 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유가 친환경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의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이 세계 흑연 공급망을 장악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광물을 판매하지만 비용 말고도 환경 요소를 고려해 조달처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각) 시장 조사업체 패스트마켓은 음극재업체 웨스트워터의 테런스 크라이언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의 SK온을 향한 발언을 인용해 "친환경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에 진심이며 우리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계약 전에 살핀다”라고 평가했다.

SK온은 지난 2월12일 웨스트워터와 천연흑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27~2031년 앨라배마주 켈리톤 소재 정제공장에서 생산한 천연흑연을 SK온 미국 공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계약 당시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차원에서 공급처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해외 우려단체(FEOC)인 중국에서 배터리 광물을 조달하면 세액공제를 받지 못해 미국 내 수급처를 골랐다는 뜻이다.

세계 흑연 공급망의 80% 이상을 점하는 중국 외 업체로 흑연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다 보니 단기적 비용 상승 요소일 수 있었는데 이를 감내하고서 선택을 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크라이언 회장은 배터리 기업들이 IRA에 따른 고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SK온과의 계약이 이를 증명한다”라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들이 흑연을 정제하는 공정에 플루오린화 수소산(HF), 일명 불산을 사용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웨스트워터는 불산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흑연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크라이언 회장은 패스트마켓을 통해 “우리는 중국과 가격 경쟁읗 하기 위해 흑연 사업에 뛰어든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