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동문 사랑'으로 유명하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 81학번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 주주총회에서 서 회장과 동문인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들이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선임돼 뒷말이 나온다. 동문이 사외이사를 맡으면서 ‘팔이 안으로 굽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모두 동문 선임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24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18일 개최된 아모레퍼시픽 정기 주총에서 엄영호 사외이사가 새로 선임됐다.

엄 사외이사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연세대 상남경영원 부원장을 역임했는데 아모레퍼시픽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선임됐다.

지주사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총에서도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가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됐다. 그는 1984년 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연세대 상남경영원 부원장으로 근무했다.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도 말이 나온다.

아모레퍼시픽그룹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이옥섭 바이오랜드 부회장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을 역임한 ‘아모레맨’이다. 또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이우영씨도 과거 아모레퍼시픽 계열사였던 태평양제약에서 대표로 10년 동안 근무했다.

사외이사는 이사회 등에 정기적으로 참석해 조언과 전문지식을 제공한다. 기업 경영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독립성이 요구된다.

이 때문에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의 신규 사외이사들의 적격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서 회장과 사외이사는 모두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출신의 동문관계인 데다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다녀 사외이사에게 요구되는 독립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지난해 3월 연세대 상경•경영대학 동창회장으로 선출됐는데 ‘K-뷰티’의 고속성장에 힘입어 동문회에서도 ‘떠오르는 별’로 인정받고 있다. 서 회장은 연세대 동문회 발전을 위해 100억원을 쾌척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출신 학교에 상관없이 신임 이사들의 전문성을 참고로 해 선임했다”며 “오너인 서 회장과 동문이라는 데만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돼 이들의 전문성과 역량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