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OLED)사업의 투자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 중소형 올레드업황이 2019년에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3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도 중소형 올레드에서 흑자를 거두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업황 악화에 투자 줄이며 ‘숨 고르기’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 신규 라인인 E6-1 공장의 생산량이 늘어나면 감가상각비와 변동비가 반영돼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중소형 올레드 수율은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스마트폰 수요 자체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데다 중소형 올레드 패널의 공급 과잉 우려까지 대두되고 있어 LG디스플레이는 앞으로 신규 투자보다 기존 사업의 안정화에 역량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 디스플레이 업황이 악화하면서 최근 중소형올레드 관련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플렉시블 올레드 패널은 지금까지 공급량 대부분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해 왔는데 LG디스플레이와 BOE, 샤프, 차이나스타 등 대형 디스플레이기업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공급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BOE는 B7과 B11에 이어 중국 충칭에 세 번째 플렉시블 올레드 공장 B12 양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샤프와 차이나스타 등도 스마트폰용 플렉시블 올레드 디스플레이시장에 진출한다.

스마트폰시장은 최근 수요가 꾸준히 위축되고 있는 데다 아직까지 올레드 패널을 채택하는 스마트폰 제조기업도 많지 않아 공급량이 수요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이 올레드를 적용해 최근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한 점도 업황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수요 반등의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는 접을 수 있는 패널(폴더블 패널)이나 터치 일체형 디스플레이 등의 상업화도 내년 안에 이뤄질 것으로 확신하기 어려워 내년 중소형 올레드 패널업황을 낙관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중소형 올레드 신규 투자를 자제하고 E6 라인의 수율과 가동률 개선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는 11월 파주 E6 라인 시가동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애플에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6 라인의 본격 가동이 시작되면 감가상각비 등 손실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상반기까지 생산라인 안정화에 주력해 적자폭 줄이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E6 공장 가동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중소형 올레드 관련 자세한 전략은 내년 CES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의 공급 과잉이 심화함에 따라 올레드 패널에서 경쟁력을 찾겠다는 계획을 세운 뒤 대대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업계는 저조한 수율과 개발비 증가로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 사업의 적자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대형 올레드에 무게를 더 실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바라보기도 했지만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올레드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표현해 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11월에도 “올레드 투자금은 대형과 중소형에 20조 원씩 반반”이라며 “중소형 올레드사업은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