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언제쯤 정리될까.

지난해 필립모리스코리아가 ‘아이코스’를 내놓으며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을 연 데 이어 KT&G가 ‘릴’을 내놓으면서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아이코스와 릴 궐련형 전자담배 놓고 유해성 논란 갑론을박

▲ KT&G가 내놓은 궐련형 전자담배 '릴'.


그러나 유해성을 두고 상반되는 연구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어 소비자들의 혼란만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 이어 중국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중국 국가담배품질감독시험센터는 최근 아이코스 증기에 일부 물질을 제외하면 일반담배보다 유해물질이 90% 이상 적게 포함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보건의료과학원도 지난해 10월 아이코스의 증기에 유해물질이 일반담배 연기보다 평균 90% 적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은 2002년 설립된 일본 유일의 담배성분 분석기관이다.

일본 국립보건의료과학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담배 연기에 포함된 유해물질 가운데 심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일산화탄소가 아이코스 증기에서 98.6% 적게 검출됐다. 또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담배특이니트로사민 4종도 90%가량 낮은 수준으로 나왔다.

이밖에 독일과 영국, 러시아의 연구기관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유해물질을 적게 포함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담배는 담뱃잎을 태워 타르와 니코틴을 포함한 연기를 낸다. 아이코스와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 낮은 온도로 담뱃잎을 찌는 방식이어서 니코틴을 포함한 증기를 발생시킨다.

궐련형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타르 등 유해물질을 포함한 연기를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해롭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11월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소 연구진은 아이코스가 제조사의 주장보다 많은 양의 유해물질을 배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아이코스 증기에서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포름알데히드와 벤조피렌이 검출됐고 일산화탄소도 상당량 검출됐다. 니코틴 농도도 일반담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에서 아이코스가 혈관에 해롭기는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라는 동물실험 결과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아직 공인된 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2017년 8월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연구를 실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조만간 연구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전해진다.

대한금연학회는 궐련형 전자담배라는 명칭이 일반인에게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오해를 부를 소지가 있다며 이름을 가열담배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담뱃잎과 줄기 등에서 추출하거나 화학적으로 합성한 니코틴 액체를 사용하는 전자담배와 달리 아이코스 등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담배와 동일하게 담뱃잎을 직접 사용하므로 기존 전자담배와 전혀 다른 제품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아이코스 등이 일반담배보다 훨씬 덜 해롭다는 제조사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경고그림도 일반담배와 똑같이 10종으로 늘려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지난 국회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담배에 쓰이는 경고그림을 부착하는 방안이 논의됐으나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무산됐다.

현재 궐련형 전자담배의 경우 액상형 전자담배에 표기되는 그림과 같은 주사기 그림 1종만 쓰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