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현회 LG 대표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구본준 LG 부회장이 LG그룹 경영 전면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 이어진 것으로 LG그룹에서 오너와 전문경영인 부회장 ‘투톱’ 체제가 구축됐다.

구광모 LG 상무가 경영승계를 서두르기보다 당분간 경영수업에 매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LG그룹에 하 부회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하현회 LG 부회장 승진, 구광모는 LG전자로 옮겨 경영수업

하현회 LG 대표이사 부회장.


지주사 LG는 30일 하현회 대표가 그동안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고도화와 계열사들의 실적개선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하 부회장은 현재 구본무 LG 회장과 각자대표이사를 맡아 LG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올해부터 구본준 부회장이 그동안 구본무 회장이 맡던 임원 업적보고회와 전략회의를 주재하는 등 보폭을 넓히는 흐름에 맞춰 하 부회장의 책임과 역할도 더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LG그룹 경영체제 전반에 구 부회장과 하 부회장의 ‘투톱체제’가 자리잡게 되는 셈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하 부회장은 2012년부터 2년 동안 LG 시너지팀장을 각각 맡으며 전장부품 등 신사업에서 계열사들 사이 역량을 끌어모으는 데 주력해왔다.

LG그룹의 전장부품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 본격적 성장기를 앞둔 것으로 평가되는 만큼 LG가 이번 인사를 통해 신사업 추진 노력에 더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 관계자는 “하 부회장은 그룹 주력사업과 차세대 성장사업에서 계열사들이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세웠다”며 “사업구조 강화와 성장사업 육성에 꾸준히 성과를 창출해왔다”고 말했다.

하 부회장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요기업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LG그룹의 ‘얼굴’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전부터 오너일가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진 만큼 LG그룹 내에서 영향력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이 하 부회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당분간 운영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광모 LG 상무가 이번에 예상과 달리 승진하지 않고 LG전자 B2B사업본부로 이동해 경영수업에 매진하기로 한 만큼 당분간 경영승계를 본격화할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구본무 회장은 만72세, 구본준 부회장은 만67세인데 구광모 상무는 만40세로 나이 차이가 많다. 따라서 하 부회장이 당분간 LG그룹 경영승계의 ‘징검다리’ 역할을 맡을 수 있다는 분석이 유력했다.
 
하현회 LG 부회장 승진, 구광모는 LG전자로 옮겨 경영수업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상무.


이번에 하 부회장이 승진하면서 이런 가능성에 더 힘이 실리고 있다.

하 부회장은 1956년생으로 부산대학교 사학과와 일본 와세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LG금속에 입사한 뒤 LG디스플레이를 거쳐 지주사 LG로 이동했다.

2014년 LG전자 HE사업본부장을 맡아 올레드TV의 세계 최초 출시를 주도했다.

LG그룹은 1조 원 대의 자동차 조명업체 인수합병을 추진하는 등 신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육성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 부회장이 신사업에서 실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LG전자도 이날 역대 최다인 임원승진자 67명을 배출하는 등 대규모 인적쇄신에 나서며 신사업 중심의 체질개선에 방점을 찍은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