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첫 수주 경쟁 치열, 이용배 현대로템 방산사업 확대 주도권 쥐나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그동안 전차·장갑차 등 재래식 체계 중심의 방산 제품 다변화를 위해 유·무인 복합체계 등 미래 전장기술 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방위사업청이 차세대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자를 오는 7월 말 선정한다.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아리온스멧’과 현대로템의 ‘HR-셰르파’가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최종 공급 차량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차세대 육군 다목적 무인차량 도입 사업 수주액은 496억 원으로 큰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육군이 총 1조8천억 원을 투입해 2040년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차세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MUM-T) ‘아미 타이거 4.0(Army Tiger 4.0)’의 사업자 주도권이 걸린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관련 기업들이 수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용배 현대로템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무인화, 인공지능(AI) 등의 첨단 방산기술을 고도화해 전차·장갑차 등 재래식 무기에 치우친 방산 제품군을 확장할 것이라 밝혔는데, 이번 차세대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 수주를 통해 그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30일 방산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육군의 차세대 다목적무인차량 도입 사업과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최근 입찰가 제출(투찰)을 마치고 7월 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육군의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저출산, 고령화 등에 따른 병역 자원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육군·해병대에서 감시정찰·근접전투·물자이송·환자후송 등을 수행할 무인차량을 도입하는 것이다.

앞서 2020년 육군의 다목적 무인차량 시제품 2대 도입 사업에선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모두 입찰가 ‘0원’을 제출했다. 기술평가 점수도 같아 부득이 추첨을 통해 결정키로 했고, 그 결과 현대로템이 시제품 2대를 최종 납품했다.

이후 현대로템은 2024년까지 HR-셰르파 4세대까지 선보이며 성능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미군을 대상으로 아리온스멧의 성능 시험을 진행하는 등 추후 양산 사업을 위한 기술을 개발해왔다.

방사청은 2024년 4월 차세대 다목적 무인차량 도입 사업 공고를 내고, 당초 2025년 상반기에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성능 평가 절차를 놓고 한화에어로와 현대로템 간 이의 제기로 사업자 선정 작업이 지연된 바 있다. 이후 올해 4월 최고속도, 항속거리 등 6개 항목에 대한 성능평가를 시작해 최근 최종 평가를 마쳤다.  

국내 방산 업계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다목적 무인차량 사업은 향후 우리 군의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 사업자를 가를 분수령이 될 뿐만 아니라, 해외 무인 방산무기 도입 사업에서도 중요한 공급 이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HR-셰르파는 현대로템과 현대차그룹이 협업해 개발한 바퀴 6개 짜리 전기 무인차로, 원격주행·종속주행·자율주행이 가능해 감시, 정찰, 전투, 인원·물자 이송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을 현대로템이 수주하면 이용배 사장은 K2 전차 위주의 방산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 전장의 핵심인 인공지능·무인 분야로 방산 사업 범위를 한층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의 방산 부문은 올해 1분기 매출 8040억 원, 영업이익 2188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말 수주잔고는 10조1021억 원으로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나, K2전차 계열(K2전차, K1구난전차, K1교량전차, K600 장애물개척전차) 등 재래식 무기 위주의 수주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차세대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첫 수주 경쟁 치열, 이용배 현대로템 방산사업 확대 주도권 쥐나

▲ 지난 5월13일부터 15일까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BSDA(Black Sea Defense, Aerospace and Security)’ 현대로템 부스에 다목적 무인차량 'HR-세르파'(UGV) 등이 전시돼 있다. <현대로템>

현대로템은 현재 다목적 무인차량 외에 유·무인 복합전차, 무인 차륜형 장갑차, 다족보행 전투 로봇 등 AI·무인 기술을 적용한 차기 방산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6월15일~1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 2026’에서 현대로템은 자체 개발 중인 AI 기반 무인포탑형 대드론(C-UAS) 다층방호체계도 선보였다. 이는 AI의 탐지·식별·분석 알고리즘으로 적의 드론에 물리적(하드킬)·전자적(소프트킬)으로 복합 대응하는 방호체계다. 

회사 측은 전차, 장갑차, 다목적 무인차량 등 기존 방산 제품에 이 방호체계를 적용하면 유·무인 복합체계를 고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현대로템은 산업통상부의 국책과제 ‘자연어 명령기반 이종·다중 로봇 통합 관제시스템’을 통해 HR-셰르파와 다족보행로봇 다수를 동시 운용 가능한 관제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또 국방과학연구소 국책과제 ‘피지컬 AI기반 통합 시뮬레이터·모듈형 로봇시스템’을 통해서는 무인로봇 가상개발·검증 시뮬레이터와 모듈형 무인로봇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앞서 지난 3월 총 1조8천억 원 규모의 방산 사업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지상 무기체계 무인화, 자율주행 제어기술 등 미래 방산 제품과 관련 기술 개발에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