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파마리서치(사진)가 바이오노트와 큰 틀에서 합의하면서 3월 예정된 씨티씨바이오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쟁의 한 축이었던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회장이 바이오노트에 지분을 넘기면서 파마리서치가 씨티씨바이오 이사회를 장악할 가능성이 커졌다.
4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은 3월14일 예정된 임시 주총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임시주총의 핵심 안건은 파마리서치 측의 김신규 대표이사와 김원군 경영전략 본부장의 사내이사 선임이다. 주축이었던 이민구 회장이 이미 2024년 12월20일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이민구 회장도 주주제안을 통해 임시 주총에서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 및 주근호 씨티씨바이오 국내영업총괄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해 뒀다.
하지만 표대결에서 바이오노트가 파마리서치의 우군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파마리서치가 승기를 잡았다. 바이오노트는 지난달 13일 이민구 회장이 보유한 씨티씨바이오 주식 약 143만 주(5.91%)를 매수하고 파마리서치와 힘을 합쳐 씨티씨바이오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이오노트의 특수관계회사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SDB)가 보유한 기존 지분까지 합하면 바이오노트 지분은 14.62%까지 확대된다. 반면 이민구 회장측 지분은 기존 15.32%에서 9.41%까지 쪼그라들었다.
기존 파마리서치 측 지분 18.32%까지 고려하면 약 33% 수준으로 이민구 회장측 지분인 9.41%를 크게 웃돈다.
아직까지 바이오노트가 3월 예정된 임시 주총에서 파마리서치 측 안건을 지지하겠다는 발표는 없지만 큰 틀에서 파마리서치와 함께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한 만큼 이번 임시 주총에서도 파마리서치 측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파마리서치와 큰 틀에서 씨티씨바이오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으로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서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 씨티씨바이오(사진)가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보며 실적 부진에 빠져있다.
물론 임시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는 소액주주들이 쥐고 있다. 씨티씨바이오의 2024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소액주주들은 씨티씨바이오 지분 48.46%를 보유하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양측 지분을 모두 합친 42.35%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2024년 3월 정기주총에서 파마리서치 측에 힘을 실어줬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하게 흘러간다면 사실상 파마리서치로서는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할 수 있다.
하지만 파마리서치가 이번 임시 주총에서 분쟁을 마무리하더라도 경영정상화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분쟁이 3년을 넘기며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실적 부진은 물론 이를 반영하듯 주가도 대폭 하락한 상태다.
씨티씨바이오는 2024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47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연간 영업손실 46억 원을 넘는 수준으로 사실상 2년 연속 적자 상태에 빠졌다. 주가도 2021년 1만 원 안팎을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7290원으로 30%가량 하락했다.
파마리서치 관계자는 “임시 주총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올해 바이오노트와 함께 씨티씨바이오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