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기아는 5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제61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250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수출의 탑을 수상한 1540여 기업 가운데 수출액 전체 1위를 차지했으며,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이 수출의 탑을 받았다.
 
기아 250억 달러 '수출의 탑' 수상, 전기차 기여로 2년 연속 최대 수출

▲ 기아가 250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사진은 2023년 3월20일 중국 상해 E-스포츠 문화센터에서 열린 '기아 EV 데이(KIA EV Day)'에서 발표하고 있는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 <연합뉴스>


기아는 해당 기간(2023년 7월1일~2024년 6월30일) 수출 실적이 25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235억 달러) 대비 9.0% 증가하며 2년 연속 최대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윤승규 기아 부사장은 수출과 판매 확대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기아는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자국 우선주의 확산, 자동차 업체 간 경쟁 심화 등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경쟁력 있는 전기차 모델 출시를 통한 균형 있는 라인업 구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하이브리드차량(HEV) 모델 등 고부가 판매 믹스 운영 △신흥시장 육성·개척 노력 등으로 수출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 증대에는 전기차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2만4766대였던 전기차 수출은 2023년 17만8412대로 7배 넘게 증가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이지엠피(E-GMP) 기반 전기차 EV6을 2021년 하반기 성공적으로 런칭하며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고, 2023년에는 플래그십 전기차 SUV 모델인 EV9 출시로 해외 전기차 시장에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했다고 기아 측은 밝혔다.

올해는 대중화 전략 모델인 EV3을 선보이면서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전기차 라인업을 구성했다.

기아의 전기차들은 해외 유수 올해의 차를 휩쓸었다.

EV9는 2024 세계 올해의 차, 2024 세계 올해의 전기차, 2024 북미 올해의 차(유틸리티 부문), 2024 독일 올해의 차(럭셔리 부문), 2024 영국 올해의 차 등 공신력 있는 어워드를 수상했다.

EV6도 2022 유럽 올해의 차, 2023 북미 올해의 차, 2023 세계 올해의 차(세계 고성능 차 부문, EV6 GT)에 선정되는 등 세계 3대 올해의 차 어워드를 모두 석권했다. 

올해 7월 국내 출시에 이어 해외 판매를 개시한 EV3은 뛰어난 성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기반으로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 탑기어가 주관하는 2024 탑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SUV로 선정됐다.

전기차 수출 확대를 위해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9월 기존 오토랜드 광명 2공장을 '광명 이보플랜트'로 탈바꿈해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한 데 이어 내년에는 '화성 이보플랜트'를 준공해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차량을 본격 양산한다.

최대 수출 실적 달성에는 수출에서 고부가 차종인 SUV와 HEV 모델이 차지하는 비중 증가가 크게 기여했다.

2019년 수출 가운데 SUV 비중은 62%였으나, 지난해에는 78%로, 4년 새 16%포인트 상승했다. 스포티지, 쏘렌토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SUV를 중심으로 판매 믹스를 지속 개선한 결과다.

또 전 세계적 HEV 수요 증가에 적기 대응한 것도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2023년 HEV 수출은 12만4005대로, 전년 9만8877대 대비 25.4% 증가했다. 유연한 공급 체제가 뒷받침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아는 지역별 특색을 반영한 상품 라인업과 강화된 브랜드 경쟁력을 앞세워 해외 신흥시장 육성·개척에도 적극 나서며 지속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은 미국·캐나다·멕시코를 포함한 북미 40%,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31%, 아시아·태평양 10%, 중동·아프리카 10%, 중남미 6% 등 전 지역에 걸쳐 있다.

북미 등 기존 주요 시장 방어와 함께 아중동, 아태, 중남미 등 지역의 육성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아태지역에서는 향상된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호주에서 2023년에 이어 2024년 상반기까지 역대 최다 판매를 잇따라 달성했다.

동시에 자동차 시장이 성장세에 있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신시장을 적극 개척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모멘텀에 힘입어 수출 실적은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1975년 카타르에 브리사 픽업트럭 10대를 선적하며 시작된 기아의 수출은 20년 만인 1995년 누적 100만 대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누적 수출 1천만 대를 달성했고, 2020년에는 누적 수출 실적을 2천만 대로 늘렸다. 그 뒤 수출이 더욱 확대되면서 올 10월 말 현재 누적 수출 대수는 2390만 대에 이르고 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