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원료 투자 박차, 철강업 둔화 뚫고 기업가치 높인다

▲ 포스코홀딩스가 올해 하반기부터 2차전지 원료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회 포스코그룹 2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환영사를 하는 모습. <포스코홀딩스>

[비즈니스포스트] 올해 하반기 철강산업 업황을 놓고 부정적 전망이 잇달아 나온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방위적 설비투자를 단행하며 2차전지 원료사업에 박차를 가해 왔는데 올해 하반기부터 성과를 가시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포스코홀딩스가 철강업황이 둔화하는 가운데도 중장기 기업가치를 높여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철강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하반기 철강 업황이 둔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7월 중국 열연 가격은 톤당 3851위안 수준으로 전년동기보다 7% 낮아졌고 국내 품목별 유통가격도 5월을 기점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분기 롤마진(철강가격에서 원료가격을 차감한 것)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안회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국내 판재류 가격 하락이 2분기부터 가팔랐고 중국 수입재 가격도 지속 하락했기에 7월부터 공급가격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건설착공 지표는 큰 폭의 역성장을 보이고 있고 국내 전방산업의 수요 증가도 둔화하고 있어 하반기 철강업황은 상반기보다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글로벌 철강수요는 성장률이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철강협회(WSA)에 따르면 글로벌 철강수요는 올해 2.3% 증가에 머무는데 이어 내년에는 더 낮은 1.7%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강 업황 악화에도 포스코홀딩스는 선제적으로 2차전지 원료 투자에 나서 본격적으로 사업 성과를 가시화하는 시점을 앞두고 있어 중장기적 기업가치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철강업계에서 지금의 본업에선 큰 폭의 이익 증가 달성 가능성이 높지 않은데 추가적 기업가치의 등락은 신규사업의 성장성과 중요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포스코홀딩스의 투자 매력도가 높다"고 바라봤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4분기부터 2차전지 원료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는 포스코홀딩스 리튬 상업 생산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이다. 양극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리튬은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나뉜다. 

2차전지업계에서는 탄산리튬을 주원료로 하는 양극재를 주로 생산해왔다. 하지만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한 2차전지 기술이 발전하면서 니켈 함유량 80% 이상의 양극재가 개발되고 이에 쓰이는 수산화리튬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채굴방식에 따라서는 염호에서 추출하는 염수리튬과 광산에서 채굴하는 광석리튬으로 구분되는데 포스코홀딩스는 두가지 방법으로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계열사 포스코리튬솔루션이 2021년 5월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착공한 연산 4만3천 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은 올 10월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리튬생산법인인 포스코리튬솔루션은 호주에서 수입한 리튬 광석을 주원료로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염수리튬과 관련해서는 아르헨티나 염호에 기반해 수산화리튬을 생산하는 1, 2단계 공장이 내년과 2025년 준공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28일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연산 2만5천 톤 규모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2단계 상공정 공장을 착공했다. 포스코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포스코아르헨티나가 건설, 운영, 자금조달 등을 맡는다. 

해당 공장에서 생산된 탄산리튬은 전남 광양에 위치한 2단계 하공정 공장에서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해 2차전지 양극재용 소재로 공급한다. 지난달 13일 착공한 2단계 하공정 공장 역시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아르헨티나 현지에 짓고 있는 연산 2만5천 톤 규모의 1단계 공장은 2단계와 달리 상·하공정이 모두 현지에서 이뤄진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으로 아르헨티나 염호 3·4단계를 동시에 개발해 2027년까지 염호리튬 1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리튬 사업의 가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해 앞으로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달러(약 990만 원)의 보조금(세액공제)을 제공한다. 

다만 리튬 등 배터리 핵심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또는 한국과 같은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때 절반인 3750달러를, 북미에서 제조하는 배터리 주요 부품 비율이 50% 이상인 때 나머지 절반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2차전지 원료 투자 박차, 철강업 둔화 뚫고 기업가치 높인다

▲ 포스코가 아르헨티나 리튬 염호에서 탐사를 진행하는 모습.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홀딩스는 리사이클링 사업에도 발을 들이며 2차전지소재 원료 확보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0일 중국 화유코발트, GS에너지의 합작사 포스코HY클린메탈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준공했다. 

해당 공장은 연간 블랙파우더(폐배터리를 파쇄해 선별 채취한 검은색 분말) 1만2천 톤을 처리해 니켈 2500톤, 코발트 800톤, 탄산리튬 2500 톤 등의 2차전지소재원료를 회수할 수 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2차전지소재 원료 금속을 추출해 포스코퓨처엠에 공급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수산화리튬 생산 공장과 포스코퓨처엠 양극재 공장, 포스코HY클린메탈의 2차전지 리사이클링 공장을 건설하며 생산거점으로 조성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앞으로 염수리튬, 니켈 등 단계적 상업생산으로 본격 이익이 발생하면 원료부터 폐배터리 리사이클까지 2차전지소재산업의 '완결적 순환체계(클로즈드 루프, 폐기물을 회수한 뒤 재활용해 다시 배출한 기업의 생산자원으로 사용하는 것)'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2차전지산업이 개화하는 시기에 소재 관련 사업에 그룹 차원의 집중 투자를 단행해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계획을 갖고 있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CSO)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포스코그룹 2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앞으로 3년 동안 그룹 전체투자비의 46%를 2차전지소재사업에 집중 투자해 2026년 이후에는 본격적 이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