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시중은행이 글로벌사업 수장을 전면 교체하며 해외사업 전략 재정비에 나섰다. 중동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해외법인의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확보는 올해 은행권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새롭게 선임된 글로벌사업 부행장들은 각기 다른 출발선에서 실적 고도화와 부진 법인 정상화라는 과제를 안고 시험대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는 4대 은행 글로벌사업 ‘뉴페이스’들이 직면한 과제, 그리고 은행별 해외사업 전략과 성과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4대은행 글로벌 수장 ‘전면 교체’, 지정학적 리스크 뚫고 수익 개선세 이어간다
②KB국민은행 글로벌사업 반등 본격화, 이종민 ‘재무 전문가’ 솜씨로 흑자안착 이끈다
③신한금융지주 해외이익 1조 이끈 신한은행, 김재민 SBJ은행 경험으로 초격차 벌린다
④하나은행 '글로벌 사령탑' 부행장 재배치, 김영준 네트워크 확장세 활용법 주목
⑤우리은행 글로벌 ‘베테랑’ 전현기, 인니·중국 부진 넘고 실적 반등 이끈다’

[비즈니스포스트] 전현기 우리은행 글로벌사업부 부행장이 해외 법인 실적 회복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게 됐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법인의 대규모 손실로 해외 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 전 부행장은 지주 차원의 전략 수립 경험과 해외 현지 법인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법인 실적을 정상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 해외사업 뉴페이스⑤] 우리은행 글로벌 '베테랑' 전현기, 인니 중국 부진 넘고 실적 반등 이끈다


전현기 우리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해외 법인의 실적 반등을 이끌 중책을 맡았다. <우리은행>


20일 우리은행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해외법인 11곳에서 순이익 435억 원을 거뒀다. 

2024년 순이익(2100억 원)보다 79.3% 감소했다. 이에 따라 4대 은행 가운데 2위를 유지하던 해외 실적 순위도 4위로 밀려났다.  

베트남우리은행과 우리아메리카은행이 성장폭을 늘리며 단단한 성장세를 이어갔음에도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과 중국우리은행에서 대규모 적자가 나면서 전체 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소다라은행과 중국우리은행은 지난해 각각 741억 원, 527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2024년 순이익 568억 원, 202억 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불과 1년 만에 수익성 지표가 크게 악화된 셈이다. 

실적 둔화는 어느 정도 예고된 측면이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내부통제 사고와 중국 현지 경기 침체 등이 맞물리며 충당금 적립 규모를 크게 늘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전현기 전 우리금융 성장지원부문 부사장을 신임 글로벌그룹장(부행장)으로 선임하며 해외 사업의 체질 개선과 경쟁력 회복에 힘을 실었다.  

전 부행장은 1969년생으로 서울 경동고와 성균관대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우리은행에 입행한 뒤 국제금융부와 트레이딩부, 전략기획부 등 주요 부서를 두루 거쳤으며 중국 상하이·쑤저우·베이징 지점에서 근무하며 해외 실무 경험을 쌓았다. 

이후 글로벌투자지원센터 지점장과 프로젝트금융부장, DL금융센터장, IB(투자은행)그룹 투자금융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직전에는 우리금융 성장지원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전 부행장은 지난해 12월 인사 이후 부사장직과 글로벌그룹장직을 겸직하다 올해 1월 겸직이 해제되면서 우리은행 해외 사업에 전념하게 됐다. 

성장지원부문은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전략을 총괄하는 조직이다. 해외 사업 확장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해외 법인의 리테일 및 기업금융 등 현지 영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구조에서 투자은행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 부행장은 우리은행 글로벌 사업 재정비에 적합한 인사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전 부행장이 지주 차원의 전략 수립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법인의 영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 해외사업 뉴페이스⑤] 우리은행 글로벌 '베테랑' 전현기, 인니 중국 부진 넘고 실적 반등 이끈다

▲ 우리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중국 법인의 대규모 손실로 해외 실적이 큰 폭 감소했다.


한편 베트남과 미국 법인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지난해 716억 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2024년보다 16.4% 증가했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2.3% 성장했다. 
 
특히 우리아메리카은행은 미국에 진출한 주요 국내 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아메리카신한은행(184억 원)과 하나은행 미국법인 3곳 합산(304억 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전 부행장은 이러한 성장 흐름을 유지하는 동시에 부진한 해외 법인의 정상화를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셈이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의 경영을 안정화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해외 법인 가운데 동남아 지역을 핵심 거점으로 삼고 3대 법인에 약 69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며 공을 들여왔다. 

다만 성과는 기대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캄보디아우리은행은 43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2024년보다 129.2% 감소했다. 베트남을 제외한 동남아 주요 법인들이 실적 둔화를 겪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 각 법인의 사업 단계와 리스크 수준에 맞춘 차별화한 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뒀다. 전 부행장은 이 같은 과제를 직접 이끌며 동남아 지역 전체의 건전성 제고와 중장기 성장 기반을 균형 있게 강화해야 하는 책임을 안게 됐다. 

여기에 내부통제 관련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과제까지 더해지며 전 부행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성과가 우수한 곳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실적이 둔화한 곳은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올해 중동 전쟁 여파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져 어려운 한 해가 예상되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화 차별화한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