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추대식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장(롯데온 대표)이 이커머스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는 배송 경쟁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와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등 유력 이커머스 모두 쿠팡 이탈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롯데온은 투자 여력 뿐 아니라 인력까지 부족한 터라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10일 이커머스 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롯데온은 '탈팡'(쿠팡 탈퇴) 효과가 지속되며 배송 경쟁이 업계 전반으로 격화하는 흐름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배송 전쟁'에 한창이다. 회사마다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내걸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N배송, SSG닷컴 쓱배송, 11번가 슈팅배송, 컬리 샛별배송, 지마켓 스타배송 등 각 회사만이 선보여온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과거 배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쏟았다가 쿠팡의 막강한 인프라 투자에 밀려 한동안 손을 놨던 흐름이 180도 바뀐 분위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은 2월 초 실적발표회에서 "향후 몇 년간 배송 경쟁력 강화를 네이버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명확히 설정했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배송 전쟁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판매 중개 수수료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 경쟁력을 앞세워 독자적 수익 구조를 확보한 기업만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뿐 과거 방식으로는 외형 축소나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롯데온의 움직임을 보면 경쟁을 피하는 대신 배송 외 사업부문에서 기존 강점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뷰티·명품·패션 등 고마진 버티컬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버티컬 사업은 패션·식품·인테리어 등 특정 산업이나 품목 하나를 깊이 파고드는 전문적인 사업 방식을 말한다.
이런 전략의 중심에는 지난해 말 롯데온 수장에 오른 추대식 대표가 있다.
추 전무는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온 대표에 올랐다. 2010년 롯데그룹에 합류한 뒤 롯데백화점 EC운영지원·마케팅팀장, 광복점 가정팀장, 차세대 영업시스템 개발 TF팀장 등을 거치며 온·오프라인 유통 실무를 두루 경험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백화점 이커머스부문장을 맡으며 온라인 사업 이해도를 높였다. 2021년 말 롯데온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백화점·뷰티부문장과 기획관리부문장을 역임했다. 그룹 내에서 오프라인과 이커머스를 모두 겪은 '내부 전문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추 대표의 이력은 롯데온의 전략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현장 중심의 운영 경험과 플랫폼 기획을 모두 거친 만큼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 구조 개선과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안팎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추 대표의 선택이 '전략적 선택'이 아닌 '유일한 선택지'였을 수 있다는 데 시선이 모인다. 롯데그룹이 롯데온의 배송 경쟁에 투자할 명분도, 여력도 부족하다는 분석이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롯데쇼핑의 매출 구성비를 보면 롯데온이 포함된 이커머스사업부는 1%에 불과하다. 영업이익 구성비는 -5%인데 사실상 다른 사업부가 벌어온 돈을 롯데온이 까먹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의 실적을 보면 롯데온은 매우 부진하다. 지난해 쿠팡은 49조1천 억원, 네이버(커머스 부문) 3조6884억 원, 컬리 2조3671억 원, 쓱닷컴 1조3471억 원, 지마켓 6202억 원, 11번가 4376억 원의 매출을 냈다. 롯데온의 지난해 매출은 1089억 원이다.
영업손익 또한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출범한 롯데온은 첫해 9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발생한 뒤 2021년 1560억 원, 2022년 1559억 원, 2023년 856억 원, 2024년 685억 원, 지난해 294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인력규모도 부족하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6월4일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의 2024년 총 임직원 수는 688명이다. 2022년 1천 명, 2023년 970명에 이어 감소세다. 규모가 롯데온 다음으로 작은 11번가의 2024년 총 임직원 수만 해도 1049명이나 된다.
롯데온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할 인적·재무적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롯데쇼핑 차원에서도 마트사업부(롯데마트)의 오카도 프로젝트 및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의 리뉴얼 프로젝트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아 롯데온에 신경을 쓰기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추 대표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곳에 손을 대고 있다. 추 대표가 선택한 지점은 '개인화'와 '버티컬 사업' 부문 고도화다.
롯데온은 이를 위해 최근 고객 맞춤형 쇼핑 환경 구축을 위해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온은 고객이 취향에 맞는 상품을 보다 쉽게 상품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검색 없이도 개인화된 화면에서 빠르게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버티컬 부문 고도화도 이뤄졌다. 홈 상단의 뷰티·패션·키즈·푸드리빙 탭을 선택하면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과 추천 브랜드를 정리한 특화 화면으로 전환한다. 조성근 기자
네이버와 SSG닷컴, 지마켓, 11번가 등 유력 이커머스 모두 쿠팡 이탈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롯데온은 투자 여력 뿐 아니라 인력까지 부족한 터라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말이 나온다.
▲ 추대식 롯데쇼핑 이커머스사업부 대표이사(사진)가 이커머스업계의 배송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배송 전쟁에 적극 뛰어들지 못한 채 투자 여력과 인력 한계 속에서 개인화와 뷰티·패션 중심의 제한적 대응에 머물고 있다.
10일 이커머스 업계 동향을 종합하면 롯데온은 '탈팡'(쿠팡 탈퇴) 효과가 지속되며 배송 경쟁이 업계 전반으로 격화하는 흐름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서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는 '배송 전쟁'에 한창이다. 회사마다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내걸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 N배송, SSG닷컴 쓱배송, 11번가 슈팅배송, 컬리 샛별배송, 지마켓 스타배송 등 각 회사만이 선보여온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거나 새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과거 배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력을 쏟았다가 쿠팡의 막강한 인프라 투자에 밀려 한동안 손을 놨던 흐름이 180도 바뀐 분위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은 2월 초 실적발표회에서 "향후 몇 년간 배송 경쟁력 강화를 네이버 커머스 전략의 최우선 과제로 명확히 설정했다"며 "이를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커머스 업계가 배송 전쟁에 뛰어든 이유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판매 중개 수수료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송 경쟁력을 앞세워 독자적 수익 구조를 확보한 기업만이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 뿐 과거 방식으로는 외형 축소나 적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하지만 롯데온의 움직임을 보면 경쟁을 피하는 대신 배송 외 사업부문에서 기존 강점을 강화하는 쪽으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뷰티·명품·패션 등 고마진 버티컬 사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버티컬 사업은 패션·식품·인테리어 등 특정 산업이나 품목 하나를 깊이 파고드는 전문적인 사업 방식을 말한다.
이런 전략의 중심에는 지난해 말 롯데온 수장에 오른 추대식 대표가 있다.
추 전무는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하며 롯데온 대표에 올랐다. 2010년 롯데그룹에 합류한 뒤 롯데백화점 EC운영지원·마케팅팀장, 광복점 가정팀장, 차세대 영업시스템 개발 TF팀장 등을 거치며 온·오프라인 유통 실무를 두루 경험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백화점 이커머스부문장을 맡으며 온라인 사업 이해도를 높였다. 2021년 말 롯데온으로 자리를 옮긴 뒤에는 백화점·뷰티부문장과 기획관리부문장을 역임했다. 그룹 내에서 오프라인과 이커머스를 모두 겪은 '내부 전문가'라는 평가가 나온다.
추 대표의 이력은 롯데온의 전략 방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현장 중심의 운영 경험과 플랫폼 기획을 모두 거친 만큼 단순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 구조 개선과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는 데 무게를 뒀다는 것이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안팎의 평가는 사뭇 다르다. 추 대표의 선택이 '전략적 선택'이 아닌 '유일한 선택지'였을 수 있다는 데 시선이 모인다. 롯데그룹이 롯데온의 배송 경쟁에 투자할 명분도, 여력도 부족하다는 분석이 이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롯데쇼핑의 매출 구성비를 보면 롯데온이 포함된 이커머스사업부는 1%에 불과하다. 영업이익 구성비는 -5%인데 사실상 다른 사업부가 벌어온 돈을 롯데온이 까먹고 있는 셈이다.
▲ 국내 주요 이커머스 실적.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영업손익 또한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20년 출범한 롯데온은 첫해 950억 원의 영업손실을 발생한 뒤 2021년 1560억 원, 2022년 1559억 원, 2023년 856억 원, 2024년 685억 원, 지난해 294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인력규모도 부족하다.
롯데쇼핑이 지난해 6월4일 발간한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의 2024년 총 임직원 수는 688명이다. 2022년 1천 명, 2023년 970명에 이어 감소세다. 규모가 롯데온 다음으로 작은 11번가의 2024년 총 임직원 수만 해도 1049명이나 된다.
롯데온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배송 서비스까지 확대할 인적·재무적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말이 나도는 이유다.
롯데쇼핑 차원에서도 마트사업부(롯데마트)의 오카도 프로젝트 및 백화점사업부(롯데백화점)의 리뉴얼 프로젝트 등 돈 들어갈 곳이 많아 롯데온에 신경을 쓰기 쉽지 않은 상황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돈다.
추 대표는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곳에 손을 대고 있다. 추 대표가 선택한 지점은 '개인화'와 '버티컬 사업' 부문 고도화다.
롯데온은 이를 위해 최근 고객 맞춤형 쇼핑 환경 구축을 위해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리뉴얼을 진행했다.
롯데온은 고객이 취향에 맞는 상품을 보다 쉽게 상품을 발견하고 자연스럽게 탐색할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UI)·사용자 경험(UX)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검색 없이도 개인화된 화면에서 빠르게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버티컬 부문 고도화도 이뤄졌다. 홈 상단의 뷰티·패션·키즈·푸드리빙 탭을 선택하면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과 추천 브랜드를 정리한 특화 화면으로 전환한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