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로 손해를 입었다며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한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을 비판했다.

정 장관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쿠팡의 일부 미국 투자사들이 한국 정부를 상대로 근거없는 주장을 담아 ISDS 중재의향서를 제출하고 미국 정부 개입을 요청했다"며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 3370만 명의 개인정보를 노출시킨 쿠팡의 부실한 관리와 무책임한 태도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법무장관 정성호 "쿠팡 투자사들 주장 근거 없어, 정보관리 부실이 사태 본질"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책임은 한국의 쿠팡 자회사에 있는데 미국 모회사에 투자한 소수 지분의 투자사들이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압박에 나서는 모습이 국제법 법리나 정의에 부합하는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의 행동에 대응해 법무부 장관으로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향후 절차에 대비해 감정적 대응이 아닌 철저하고 냉철한 법리적 판단에 기반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의 권익과 국익 보호라는 분명한 원칙 아래 관련 법률 쟁점을 차분히 검토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전날인 22일 쿠팡의 주주인 미국 국적의 그린옥스와 알티미터 등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해 ISDS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중재의향서는 청구인이 중재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상대 국가에 보내는 서면이다. 그 자체로 정식 중재 제기는 아니며 의향서 제출 90일 이후 정식으로 중재를 제기할 수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청구인들은 중재의향서를 통해 "지난해 12월1일 발생한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국회와 행정부 등이 전방위적으로 쿠팡을 겨냥해 진상조사 등 각종 행정 처분과 위협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청구인들은 "국회와 행정부의 조치는 한미 FTA의 공정·공평 대우 의무, 내국민 대우 의무와 최혜국 대우 의무, 포괄적 보호 의무, 수용 금지 의무 위반"이라며 "국회와 행정부의 조치로 수십억 달러의 손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ISDS 중재의향서 제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법무부는 "향후 내부 '국제투자분쟁대응단'을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합동 대응 체계를 수립하고 중재의향서와 관련된 법률적 쟁점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등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