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닷컴 새 멤버십 '장보기 특화' 전면에, 최택원 독자생존 가능성 시험대

▲ 최택원 SSG닷컴 대표이사(사진)가 '쓱세븐클럽'을 출시하며 '탈팡' 고객 붙잡기에 집중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택원 SSG닷컴 대표이사가 지속가능한 플랫폼이라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첫 승부수를 던졌다.

식품·장보기에 혜택을 집중한 새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공식 출시했는데 이는 초저가·배송 공세를 강화하는 쿠팡·네이버와 정면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장보기만큼은 SSG닷컴’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는 전략에 무게를 실은 것으로 보인다.

이용 빈도와 재구매가 높은 장보기 영역에 핵심 역량을 쏟아 반등을 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동안 내리 영업적자만 보더 회사에 처음으로 생존 가능성을 보여줄 무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7일 SSG닷컴이 출시한 쓱세븐클럽을 보면 플랫폼의 초점을 ‘장보기 특화’ 영역에 맞췄다는 점이 가장 눈에 띈다.  

기존 멤버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신세계백화점·이마트·SSG닷컴·스타벅스·면세점 등을 하나로 묶어 5~10% 할인쿠폰, 스타벅스 음료 사이즈업, 무료배송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최소 결제금액 상향, VIP 조건 강화, 백화점 멤버스바 무료 음료 축소 등으로 혜택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결국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은 올해부터 신규 가입과 연장을 중단하는 방향으로 정리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이에 SSG닷컴은 멤버십 중심 축을 식품·장보기로 좁히며 독자 노선을 모색해 그 결과로 쓱세븐클럽을 내놨다.

‘쓱세븐클럽’은 쓱배송·새벽배송·트레이더스 장보기 결제 금액의 7%를 SSG닷컴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SSG머니로 고정 적립하는 구조다. 적립률만 놓고 보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경쟁사와 비교할 때 차별성도 뚜렷하다.

컬리는 구간별 3~7% 차등 적립을, 네이버는 일반·장보기 구분 없이 최대 5% 수준의 포인트·페이백을 적용한다. 반면 SSG닷컴은 ‘장보기 7% 고정’이라는 단일 구성을 전면으로 내세웠다. 적립 조건을 따지지 않아도 체감 혜택이 분명하다는 설명이다.

값도 싸다.

멤버십 구독료는 월 2900원인데 쓱배송 무료배송 기준 금액인 4만 원만 결제해도 7% 적립액 2800원을 대부분 돌려받게 된다. 사실상 비용 부담이 거의 없는 수준이다.

최택원 대표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출혈도 감수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장보기 부문의 7% 고정 적립은 사실 단기 수익성 측면에서만 보면 부담이 적지 않은 선택이다. 마진율이 높지 않은 식료품·생필품 구조를 고려하면 고객을 유치할 때마다 이익의 상당 부분을 포인트로 되돌려줘야 한다는 점에서 많이 남기는 장사는 포기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물론 되돌려주는 SSG머니는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등 그룹 계열사 전반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장보기를 통해 유입된 고객을 그룹 전 채널로 확장시키고 방문 빈도와 소비 범위를 함께 키우려는 ‘그룹 통합 고객 가치 확대’ 전략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하지만 SSG닷컴 입장에서만 보자면 그동안 자체적으로 이익을 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구조로도 여겨진다.

SSG닷컴 관계자는 “유료멤버십의 본질은 고객이 지불한 비용 그 이상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강력한 혜택을 제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이를 통해 확보한 탄탄한 고객 기반은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SG닷컴 새 멤버십 '장보기 특화' 전면에, 최택원 독자생존 가능성 시험대

▲ SSG닷컴이 장보기 특화 멤버십을 선보인다. < SSG닷컴 >


최 대표는 단순 가입자 늘리기를 넘어 고객을 완전히 묶어두는 ‘록인(잠금) 효과’에도 공을 들였다.

그 핵심 전략 가운데 하나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의 결합이 꼽힌다. SSG닷컴은 기본 멤버십료에 일정 금액만 추가하면 '티빙'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옵션형 요금제를 선보이기로 했다. 

이는 ‘쿠팡 와우-쿠팡플레이’, ‘네이버플러스-넷플릭스’로 이어지는 이커머스 강자들의 결합 모델과 궤를 같이한다. 장보기부터 여가 생활 전반을 SSG닷컴 생태계 안에 가두겠다는 의도를 일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SSG닷컴의 재무 상황을 고려하면 부담 요인도 존재한다. 

SSG닷컴은 창립 이후 7년 동안 한 번도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데다 누적 적자는 5천억 원을 넘어선 상태다. 이용자 확대와 이들의 재구매 확대 등 여러 이익 지표를 개선하는 데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적자를 끊는 일이 또다시 좌절될 수 있다.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쓱세븐클럽이 SSG닷컴이 신세계그룹의 지원 없이도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플랫폼인지를 시험할 ‘마지막 카드’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SSG닷컴도 쓱세븐클럽 출시를 앞두고 바쁜 행보를 보였다.

쓱세븐클럽은 6일 공식 공개됐지만 이미 한 달여 전부터 보도자료가 사전 배포하는 등 잰걸음을 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 관련 논란이 커지던 12월 초 SSG닷컴 내부에서 ‘탈팡(탈쿠팡)’ 수요를 선제적으로 흡수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SSG닷컴은 혜택 일부를 선공개하고 사전 알림 신청자 수를 단계적으로 공유하는 등 고객 유입에 속도를 냈다. “장보기만큼은 SSG가 확실한 대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최 대표의 계산된 승부수로 읽힌다.

이러한 ‘조급한 공세’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상황이다.

주요 커뮤니티에서는 “등급별로 적립률이 달라 머리 아팠던 마켓컬리보다 ‘무조건 7%’인 쓱세븐이 훨씬 직관적이다”, “월 2900원 회비는 첫 장보기만으로 본전이 뽑혀 구독 부담이 없다”, “장보기 혜택에 티빙까지 결합하면 사실상 구독료를 벌고 들어가는 셈” 등의 평가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만 기대했던 ‘탈팡’ 고객이 실제 쓱세븐클럽의 유입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쿠팡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전월보다 1.24% 증가한 3485만 명으로 집계됐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탈퇴 인증과 불매 움직임이 거셌지만 즉각적 이탈로 이어지지 않은 셈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이번 멤버십 론칭은 식료품 부문 성장과 고객 유입을 가속화하고 나아가 협력사 판로를 한층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차별화된 상품, 배송, 멤버십을 핵심 축으로 장보기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