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사업) 절차가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당초 4월11일로 예정됐던 기업개선계획 의결을 미루기로 했다.
 
워크아웃 태영건설 자본잠식에 주식거래 정지, 산업은행 기업개선안 결의 연기

▲ 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13일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태영건설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56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산 5조2803억 원보다 부채(5조8429억 원)가 많아지면서 자본 잠식 상태에 처한 것이다.

자본총계가 마이너스에 된 것에 대해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진행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바라봤다. 

태영건설은 자본 잠식 사태에 대해 “직접 채무는 아니지만 그동안 우발채무로 분류된 PF 사업장에 대한 보증채무 및 추가 손실에 대한 충당부채 예측분 등을 모두 선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급 공사 및 PF가 없는 사업에선 여전히 수익성이 견실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채권단 역시 자본잠식은 워크아웃 진행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봤다. 

산업은행은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태영건설이 자본잠식과 이에 따른 거래정지, 그리고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워크아웃의 정상적인 진행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당초 워크아웃 개시 3개월 후인 4월11일에 기업개선계획을 의결하기로 했지만 PF 대주단이 제출한 사업장 처리방안을 분석하는 데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실사법인의 요청에 따라 1개월 내에서 의결 기한을 연장하기로 했다.

채권단협의회는 실사법인이 수행한 실사 결과를 토대로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을 평가하고 정상화를 추진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자본잠식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한 자본확충 방안을 포함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행은 해당 사태에 대해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리스크 장기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기업개선계획이 의결될 경우 자본확충 등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이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태영건설 역시 앞으로 기업개선계획을 신속하게 수립해 출자전환 등을 통한 자본확충으로 조속히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워크아웃을 하루빨리 졸업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자본 잠식상태가 된 태영건설 주식은 현행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제40조)에 따라 즉시 매매가 정지된다. 아울러 상장폐지 사유에 해당하는지는 재무제표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최종 감사의견 결과에 따라 최종 확정된다.

상장폐지 사유 통보를 받게 되면 절차상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심의를 통해 최대 1년 동안의 개선기간이 부여된다. 이 기간에 개선계획을 이행하고 개선기간 종료 뒤 거래소가 상장공시위원회 심의를 통해 개선계획 이행 여부를 심사해 상장유지 혹은 폐지를 결정하게 된다. 이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