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성장 해법은 메타버스 아닌 '본업'에 있었다, 스레드 잠재력에 주목

▲ 메타의 신규 SNS '스레드(Threads)'가 출시 5일 만에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모았다. 사진은 7일 인도 첸나이의 한 사용자가 자신의 휴대폰 화면을 통해 애플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오른 스레드를 보여주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메타가 새로 선보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레드'로 단기간에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모으면서 수 년 안에 매출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사업인 메타버스에 비효율적인 투자를 줄이고 충분한 강점과 노하우를 확보한 SNS사업에 집중한 선택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10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의 스레드가 앞으로 2년 안에 연매출에 기여하는 규모가 80억 달러(약 10조3530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에버코어ISI는 메타가 스레드를 통해 2억 명이 넘는 일일 활성 사용자수(DAU)를 확보하면서 광고수익 등으로 상당한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스레드는 주요 국가 앱스토어에 출시된 지 5일만에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모았다. 경쟁 서비스로 꼽히는 트위터 가입자 수가 2억3천만 명으로 추정되는 점에 비교하면 이미 절반에 가까운 이용자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메타의 인스타그램 플랫폼 이용자가 스레드에 손쉽게 가입할 수 있고 트위터 이용자들이 스레드로 넘어오는 흐름이 뚜렷해지는 점도 초기 사용자 확보에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트위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인수된 뒤 서비스 운영 정책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용자 기반이 위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스레드가 아직 개인정보 문제로 유럽연합(EU) 국가 앱스토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는 점도 추가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넷플릭스와 펩시 등 글로벌 기업도 발빠르게 스레드에 홍보용 공식 계정을 만들면서 스레드가 트위터를 대체하는 유행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예고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잇따라 성공을 거둔 메타가 새 플랫폼인 스레드를 통해 성공 방식을 재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스레드 계정을 통해 “10억 명의 이용자가 서비스를 원활히 이용하도록 만들고 난 다음 수익화에 힘쓸 것”이라며 “이는 다른 SNS를 운영할 때에도 해 왔던 방식”이라고 말했다. 

우선 대규모 사용자를 모아 플랫폼 경쟁력을 키운 뒤 수익화에 나서기로 하며 '장기전'을 예고한 셈이다.
 
메타 성장 해법은 메타버스 아닌 '본업'에 있었다, 스레드 잠재력에 주목

▲ 스레드의 초기 성공은 메타가 메타버스 대신 본 사업인 SNS에 집중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6월14일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기업 전시회 '비바테크'에 설치된 메타의 전시관에서 한 방문객이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의 발언을 지켜보는 모습. '메타는 곧 새로운 제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혀 있다. <연합뉴스>

메타는 한때 SNS 사업과 성격이 다른 가상현실(VR) 등 메타버스 분야에서 새 성장동력을 찾았지만 아직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메타는 2023년 1분기 메타버스 서비스 연구조직인 리얼리티랩스팀에서 39억9천만 달러(약 5조159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구소 설립 뒤 누적 손실은 150억 달러에 이른다는 집계도 나온다. 

결국 메타는 메타버스 관련한 연구개발 예산을 축소하는 등 사업 효율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저커버그가 페이스북에서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신사업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했지만 성과를 확인하는 시점이 늦어지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반면 본업인 SNS의 장점을 활용한 스레드는 초반부터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면서 메타가 앞으로 나아갈 사업 방향성을 뚜렷하게 보여줬다는 시각이 나온다. 

확실한 수익모델이 부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신사업을 추진하기보다 회사가 충분한 역량을 갖춘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일깨운 셈이다.

저커버그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잠재력을 강조한 만큼 메타가 인공지능 기술에 투자를 늘려 광고 알고리즘 개선 등에 활용할 가능성도 고개를 든다.

메타가 최근 인공지능 관련 영역에 투자를 확대한다고 발표한 일은 시장에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메타버스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IT업계에서 유행하는 분야에 편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스레드와 같은 SNS 서비스의 주된 수익 모델이 온라인 광고인 만큼 메타의 인공지능 투자 확대는 스레드를 비롯한 여러 플랫폼과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메타 주가는 스레드를 정식으로 발표한 6일(현지시각) 17개월 신고가를 기록했다. 직전 거래일인 10일 메타 주가는 이날 종가보다 소폭 하락한 294.10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