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낸드플래시 기업 실리콘모션의 윌리스 C. 코우 최고경영자(CEO)는 26일 대만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중국 CXMT의 D램 점유율이 2025년 1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낸드플래시 기업 실리콘모션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이 2025년 1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26일 윌리스 C. 코우 실리콘모션 CEO는 대만 경제일보와 인터뷰에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2025년 상반기 부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그는 "중국 CXMT의 공격적 확장이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CXMT는 최근 인공지능(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에 활용되는 첨단 DDR5 D램 메모리 양산에 돌입했다. 코우 CEO는 CXMT가 이러한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2% 수준에서 올해 말 1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CXMT가 2025년 LPDDR5 D램 양산에 돌입하면 내수 시장을 장악하며 메모리 시장 점유율이 15%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LPDDR5 D램 메모리는 스마트폰 등에 주로 활용되는 저전력 메모리 반도체로, 주로 한국 기업이 공급해왔다.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LPDDR5 D램을 최신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다만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은 미국 규제가 강화되며 자국 메모리 반도체 사용을 우선시하고 있다. 최근까지 기술력 부족으로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해왔지만 CXMT가 LPDDR5 양산에 돌입한다면 중국에서 상당한 수요를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 경제일보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는 CXMT 등 메모리 기업이 중국 내에서만 판매한다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실상 기술 독립이 가능해지는 상황이다.
해외 기업들은 중국 판매를 늘리기 위해선 CXMT와 가격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경제일보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은 한국, 일본, 미국 메모리 기업보다 10~20% 낮은 수준으로 D램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D램 시장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특히 삼성전자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중국 매출은 49조4274억 원이며, 세계 지역별 매출 1위에 올랐다.
2022년과 2023년에는 미주 지역이 중국보다 10조 원가량 매출이 더 많았다. 올해 3분기까진 중국 매출이 미주 지역보다 3조 원가량 더 많다.
SK하이닉스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중국 매출은 12조762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6210억 원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다만 삼성전자에 비해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미주 지역 매출이 가장 크다. 엔비디아 등 AI 반도체 기업에 5세대 HBM3E를 공급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미주지역 매출은 27조3천억 원을 기록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