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정강 엔켐 대표이사가 배터리용 전해액 생산설비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전환사채(CB) 조기 상환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는 2023년부터 배터리 시장 성장 잠재력을 보고 북미, 중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 전해액 생산공장을 새로 구축하거나, 증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후 찾아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했고, 이에 따라 회사의 실적 성장도 정체된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올해 말 약 24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조기상환 청구일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전환가액과 현재 주가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보다는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연말까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액도 약 17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연말까지 4천억 원이 넘는 자금 조달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오 대표가 회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을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엔켐은 2023년 이후 수차례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024년 11월29일 발행한 2500억 원 규모의 제14회 전환사채다.
해당 전환사채는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나는 올해 11월29일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해진다. 일부 금액이 주식으로 전환됐으나, 아직 남아있는 액수가 238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사채의 전환가액은 11만2700원으로 현재 주가(3월13일 종가 기준) 3만7950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을 청구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회사가 대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주된 이유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에 대응해 글로벌 전해액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었다. 회사는 현재 중국, 미국, 폴란드, 헝가리 등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생산능력을 기존 연 10만5천 톤에서 15만 톤으로 확대했으며, 최종적으로는 20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테네시주, 인디애나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서 총 25만 톤 규모의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산둥성 조장 공장(연산 14만 톤), 장쑤성 장가항 공장(연산 8만 톤)도 올해 증설을 앞두고 있으며, 프랑스 등 서유럽 생산 거점 구축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회사의 전체 생산능력은 지난 2023년 말 23만5천 톤에서 지난해 말 62만 톤으로 늘어났으며, 오 대표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1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현재 세계 1위 기업인 중국의 톈츠(연산 100만 톤)를 뛰어넘는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게 오 대표의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금이 지출되고 있으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구체적 회사의 설비투자(CAPEX) 지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백억 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엔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25년 설비 투자는 2023년 1136억원, 2024년 546억 원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집행됐다"며 "다만 구체적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의 2025년 실적은 매출 3128억 원, 영업손실 784억 원이다. 지난 2024년 50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뒤로 2년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증설을 진행했으나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기준 10.77%까지 떨어져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회사의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6억 원으로 대규모 현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회사의 현금성 자산도 2024년 말 1026억 원에서 지난해 말 121억 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도 16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중국 배터리 원료 생산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49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나,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 대표는 올해 실적 반등을 통해 회사의 사업성을 입증하고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CATL 대상 물량 공급이 시작되면 하반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또 전체 인력의 50%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도 병행하고 있다.
전환사채 조기상환과 단기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은 추가 전환사채 발행, 차입, 해외 법인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1천억 원 규모의 메자닌(사채) 발행을 논의하고 있으며, 현재는 이를 1500억 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차입도 추진할 수 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사의 부채비율이 130%를 넘은 상황이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법인 엔켐아메리카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켐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은 1640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52.4%를 차지한다. 현재는 엔켐이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자회사 지분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회사는 2023년부터 배터리 시장 성장 잠재력을 보고 북미, 중국, 유럽 등 세계 각지에 전해액 생산공장을 새로 구축하거나, 증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후 찾아온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으로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했고, 이에 따라 회사의 실적 성장도 정체된 상황이다.
▲ 오정강 엔켐 대표이사가 올해 말까지 전환사채 조기 상환액 약 2400억 원, 만기 도래 차입금 상환액 약 1700억 원 등 4천억 원이 넘는 자금조달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엔켐>
가장 큰 문제는 올해 말 약 2400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 조기상환 청구일이 도래한다는 것이다. 전환가액과 현재 주가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보다는 자금 회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연말까지 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액도 약 1700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회사는 연말까지 4천억 원이 넘는 자금 조달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13일 관련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오 대표가 회사의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놓을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엔켐은 2023년 이후 수차례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했다. 이 가운데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지난 2024년 11월29일 발행한 2500억 원 규모의 제14회 전환사채다.
해당 전환사채는 발행일로부터 2년이 지나는 올해 11월29일부터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해진다. 일부 금액이 주식으로 전환됐으나, 아직 남아있는 액수가 238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 사채의 전환가액은 11만2700원으로 현재 주가(3월13일 종가 기준) 3만7950원과 상당한 차이가 있어 투자자들이 조기 상환을 청구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회사가 대규모 전환사채를 발행한 주된 이유는 배터리 산업의 성장에 대응해 글로벌 전해액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었다. 회사는 현재 중국, 미국, 폴란드, 헝가리 등에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대규모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조지아 공장은 지난해 생산능력을 기존 연 10만5천 톤에서 15만 톤으로 확대했으며, 최종적으로는 20만 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테네시주, 인디애나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등에서 총 25만 톤 규모의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산둥성 조장 공장(연산 14만 톤), 장쑤성 장가항 공장(연산 8만 톤)도 올해 증설을 앞두고 있으며, 프랑스 등 서유럽 생산 거점 구축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회사의 전체 생산능력은 지난 2023년 말 23만5천 톤에서 지난해 말 62만 톤으로 늘어났으며, 오 대표는 2030년까지 연간 생산능력을 110만 톤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 엔켐의 중국 산둥성 조장시 소재 배터리용 전해액 공장 전경. <엔켐>
이를 통해 현재 세계 1위 기업인 중국의 톈츠(연산 100만 톤)를 뛰어넘는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게 오 대표의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투자금이 지출되고 있으나,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해 구체적 회사의 설비투자(CAPEX) 지출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수백억 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엔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2025년 설비 투자는 2023년 1136억원, 2024년 546억 원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집행됐다"며 "다만 구체적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의 2025년 실적은 매출 3128억 원, 영업손실 784억 원이다. 지난 2024년 504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뒤로 2년 적자를 기록했다.
대규모 증설을 진행했으나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기준 10.77%까지 떨어져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회사의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906억 원으로 대규모 현금 순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회사의 현금성 자산도 2024년 말 1026억 원에서 지난해 말 121억 원으로 줄었다.
여기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규모도 169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지난달 27일 중국 배터리 원료 생산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49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나, 유동성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가 자금조달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 대표는 올해 실적 반등을 통해 회사의 사업성을 입증하고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 CATL 대상 물량 공급이 시작되면 하반기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회사는 또 전체 인력의 50%에 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 절감도 병행하고 있다.
전환사채 조기상환과 단기 차입금 상환에 필요한 자금은 추가 전환사채 발행, 차입, 해외 법인 지분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지난해부터 1천억 원 규모의 메자닌(사채) 발행을 논의하고 있으며, 현재는 이를 1500억 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차입도 추진할 수 있으나, 지난해 말 기준으로 회사의 부채비율이 130%를 넘은 상황이라 쉽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법인 엔켐아메리카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켐아메리카의 지난해 매출은 1640억 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52.4%를 차지한다. 현재는 엔켐이 100%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엔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자회사 지분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