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MM이 2026년 유류비를 비롯한 전반적 운영비용 증가와 일부 선박의 호르무즈 해협 고립의 영향으로 지난해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또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향후 5년 동안 컨테이너선 공급과잉이 이어지며 운임 하락 압력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HMM 올해는 중동 특수 없다, 최원혁 실적 부진에 본사 부산 이전 과제 산적

▲ 미국-이란 전쟁 이후 컨테이너선 운임이 상승했지만 유류비를 비롯한 비용이 크게 증가하면서 HMM는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은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 < HMM >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은 해운 시황 약세에 따른 실적 개선과 함께 본사의 부산 이전이라는 과제까지 떠안게 됐다.

13일 해운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1분기 컨테이너 해운선사는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의 영향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 2위 컨테이너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1분기 해운 부문(Ocean 부문)이 매출 81억7800만 달러, 법인세·이자지급 전 영업손실(EBIT) 1억9200만 달러를 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8.1% 줄고, EBIT은 적자로 돌아섰다.

HMM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2조7187억 원, 영업이익 2691억 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8%, 영업이익은 56.2% 줄었다. 

컨테이너선 업계의 이익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1분기 평균 1507포인트로 1년전보다 14% 낮아진 점이 수익성 악화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2월 둘째주 1251.5포인트까지 낮아졌던 운임지수는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 뒤로 반등해 5월 첫째 주 1954.2포인트까지 상승했지만, 2분기 이후에도 해운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두바이산 원유 기준으로 2025년 1배럴당 60~70달러를 오갔던 국제유가는 지난 3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1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통상 매출원가의 15~20%를 차지해왔던 연료비 부담이 덩달아 늘어난 상황이다.

중동 사태가 언제 종료될지 알 수 없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내 고립된 HMM 소속 선박은 컨테이너 1척, 유조선 2척, 벌크 화물선 2척 등 5척이다. 미운항으로 발생한 매출 공백과 전쟁보험료, 유류비, 선원비 등이 수익성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원혁 사장은 유가 상승에 대응해 저속운항, 운항경로 최적화 등으로 유류비를 절약하고 유류할증료를 적극 도입해 손실을 메꾸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허브 앤 스포크(주요 항구를 허브로 삼아 물동량을 집중한 뒤 주변항으로 분산하는 운송 체계)' 전략에 따른 아프리카 등 신규 항로 개설, 동남아 신규 수요 공략 등에 나선다.

하지만 글로벌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에 따른 운임 하락압력이 HMM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국의 해운·해양 산업 컨설팅기관 MSI에 따르면 향후 연간 컨테이너선 신조 인도 물량(선복량 기준)은 2026년 158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2027년 310만TEU, 2028년 443만TEU, 2029년 399만TEU 등 1310만TEU다. 이같은 컨테이너선 발주 잔고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MSI 측은 지난 4월 시황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글로벌 컨테이너항로(기간항로)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2026년 성장세가 둔화된 이후에도 2027년 증가 흐름은 이어가겠지만, 공급 확대에 따른 수급 불균형으로 시장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HMM 올해는 중동 특수 없다, 최원혁 실적 부진에 본사 부산 이전 과제 산적

최원혁 사장은 중동사태와 구조적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 개선 대응방안 마련과 함께 본사 부산 이전 과제까지 주어지면서 경영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 정성철 HMM육상노조 지부장, 최원혁 HMM 대표이사 사장, 이재진 사무금융서비스노조 위원장, 김형준 한국해양진흥공사 본부장 등이 지난 4월30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HMM 본사 이전 관련 합의 기념 행사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 HMM > 

최원혁 사장은 해운 업황 불확실성과 함께 본사의 부산 이전을 추진해야하는 과제까지 안게 되면서 경영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본사 근무 인원이 주를 이루고 있는 HMM 육상노조는 그동안 부산 이전을 줄곧 반대해왔으나, 글로벌 해운물류 업황 악화가 장기화 되자 이를 우려하며 지난 4월30일 큰 틀에서 본사 이전에 합의했다. 

우선 최 사장의 집무실을 부산으로 이전된 뒤, 세부 조건을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본사로 활용할 랜드마크급 사옥도 건립한다.

하지만 해운 전문가들은 본사가 부산으로 이전한다면 화주영업, 선박금융 조달 등 전후방 업계와 연계성이 떨어지며, 우수인재의 유치가 어려워진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은 본사 이전 뒤에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회사가 본사 이전을 두고 외부에 의뢰·제작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본사가 수행하고 있는 모든 기능을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사업 효율성이 30~4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