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주운동본부 대표 민경권 "삼성전자 노조 영업이익 기준 성과급 요구는 자본시장 질서 배치"

▲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가 13일 오전 수원지방법원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지급 기준 상향 요구가 과도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라 보상이다. 그런데 '성과급을 제도화하라'는 건, 회사에 가서 '이번에 돈 많이 벌었으니 월급 봉투 다섯 번 더 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13일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지급 기준 상향 요구가 과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산정하고 직무별 성과와 관계없이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라는 요청은 자본시장 질서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측은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 '성과급 상한(연봉의 50%)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민경권 대표는 이와 관련해 "영업이익은 우선적으로 채권자에 이자로 지급하고, 세금으로 나가야 하는 돈이기 때문에 내부 구성원일지라도 이 우선 순위보다 앞설 순 없다"며 "만약 영업이익에서 성과급을 지급하게 되면 세수가 반토막이 날 수도 있고, 이는 상법·세법·자본시장법의 근본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주장하는 '인재 이탈 방지를 위해 성과급을 지급하라'는 논리도 정면 반박했다. 

민 대표는 "문제는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것"라며 "직무·성과별로 성과급을 차등 지급해야 우수한 인재들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여기고 이탈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률 보상으로 n분의 1을 하게 되면 인재는 역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해 더 유출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노조는 성과급의 70%는 모든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임직원이 나눠 갖고, 나머지 30%를 기여도에 따라 메모리 사업부에 할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요구대로라면 적자 상태인 시스템LSI(설계)·파운드리(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도 1인당 약 3억 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다만 사측의 문제도 있다고 봤다. 

그는 "직무별 성과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데 미흡했다"며 "여기까지 상황을 끌어온 책임도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급 산정 기준 공개(투명화)를 두고는 노조와 입장을 같이 했다.

그는 "과거 삼성전자 매출이 잘 안 나왔을 때도 경영진은 성과급 잔치를 했다"며 "그 명분을 공개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성과급 기준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상급자인 주주의 돈을 가져가면서 성과급 지급 명분은 공개하지 않는 등 불투명한 사측 문화는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조가 21일부터 18일 동안 총파업에 돌입하면 약 40조 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며, 만약 주주 피해로 이어지면 손해배상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 대표는 이날 "회사가 파업을 염려해 노사 협약에서 끌려갈 것을 예비해 직접 법적 대응을 준비했으나, 지난 12일 협상에서 회사가 충분히 원칙 대응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파업의 불법성과 관련해 1차로 회사가 법적 대응을 하고, 이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는 13일 오전 3시경 정부 중재로 진행한 사후조정에서 합의점을 못 찾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