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농심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어 글로벌 진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 사장은 13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농심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신라면은 단순히 라면을 잘 만드는 브랜드를 넘어 더 큰 역할을 해야 할 시점에 왔다"며 신라면의 상품군 다각화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누들 설루션 프로바이더'는 이런 의지를 담은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신라면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국물라면에 국한하지 않고 소비자들이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농심은 실제로 △프리미엄 라면 신라면 블랙 △유탕면을 건면으로 바꾼 신라면 건면 △육수를 소고기에서 닭고기로 바꾼 신라면 골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변주를 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농심이 이날 선보인 신제품 신라면로제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에서 개발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농심은 18일 신라면 40주년을 기념해 신라면로제를 한국·일본 시장에 동시 출시한 뒤 6월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신라면로제는 한국 매운맛의 대표인 신라면과 고추장의 감칠맛, 토마토와 크림을 더해 로제소스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이다.
신라면로제는 모디슈머 레시피를 두 번째로 활용한 제품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는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대로 제품을 재조합하거나 변형한 레시피를 말한다.
농심은 2024년 모디슈머 레시피 '신라면 투움바'를 제품화해 신라면툼바를 내놓은 바 있다. 신라면툼바는 전 세계적으로 2025년 말 기준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기록했다.
조 대표는 "글로벌 누들 시장을 보면 건면·볶음면 등 아직 참여해야 할 영역이 많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모든 영역에 도전하고 건강·고급화·간편함·식문화 등 어떠한 형태든, 어떠한 맛이든 대응을 하겠다는 선언으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설명했다.
▲ 농심이 18일 출시하는 신제품 신라면로제를 전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 대표는 지난해 세운 목표인 '비전 2030'을 강조하며 글로벌 진출을 향한 의지도 분명히 했다.
농심의 비전 2030은 2030년까지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하고 매출 7조3천억 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도전적 목표지만 농심에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설정해 진행하고 있다"며 "라면 외에도 작년부터 스낵 부문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작지만 건강기능식품 등 신사업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니 잘 지켜봐주시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농심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데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조만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신라면 분식 서울점을 새롭게 선보이기로 했다.
농심은 해외에 직접 진출 이상으로 한국에 방문하는 외국인 대상 홍보가 더 큰 효과를 볼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농심은 이미 지난 겨울 일본 삿포로·중국 하얼빈·캐나다 퀘벡에서 열리는 겨울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부스를 열어 홍보를 한 바 있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바깥에 나가서 우리의 제품을 알리고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고객들이 한국에 와서 K푸드를 경험할 때 가치가 더욱 높아진다"며 "(짧게 열리는) 일반적 팝업 스토어와 달리 6월 중 출점해 연말까지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농심은 신라면 분식 서울점 오픈을 놓고 외식 브랜드로 확장할 가능성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심규철 부문장은 "외식 체인으로 확장은 현재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지금은 K푸드의 경험과 문화를 전달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신라면은 농심의 대표 브랜드다. 1986년 10월 출시된 뒤 5년 만인 1991년 국내 라면 시장 1위에 오른 후 35년 동안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누적 매출은 20조 원을 넘는다.
조 대표는 "신라면 누적 매출 20조 원은 단순한 재무적 성과를 넘어 지난 40년 동안 전 세계 소비자의 일상과 늘 함께해 왔음을 증명하는 기록이다"며 "앞으로 신라면은 한국 매운맛의 대표로서 맛과 건강, 문화적 경험까지 아우르는 가치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 사장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서울 크리스탈볼룸에서 농심 신라면 출시 40주년 기자 간담회를 열어 신라면 누적 매출 20조 원 달성을 축하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러나 내수 시장의 한계는 뚜렷하다. 농심은 2023년부터 해마다 국내 라면 사업에서 평균 5.5%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국내 라면 사업 성장률 역시 같은 기간 평균 0.4%에 그친다.
농심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농심 라면 해외 수출은 2년 동안 평균 7.3%씩 늘었다. 한국 라면이 K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2021년에는 해외 매출 비중이 50%를 넘겼다.
2025년에는 신라면 매출 1조5400억 원 중에 1조150억 원이 해외에서 나오며 해외 매출로만 1조 원을 넘겼다. 신라면 전체 매출의 66%가 해외 판매로 이뤄진 것이다.
신라면은 1970년대 초반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해 현재는 100개 나라 이상에 수출되고 있다. 신라면 누적 판매량은 425억 봉지에 이른다. 전주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