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솔루션이 오는 6월 정기 신용평가에서 신용등급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3월말 기준 총부채가 20조 원을 훌쩍 넘어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는 일을 막기 위해 신용등급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크다.
 
한화솔루션 6월 신용등급 사수 안간힘, 자구책 마련해 유상증자 3수 만에 성공할까

▲ 한화솔루션이 신용등급을 사수하고 유상증자 지속 추진에 필요한 자구책을 마련하고자 고심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의 눈높이를 만족할 자구책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상증자(기사 하단 용어설명 참조)를 3수 만에 성공시킬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한화솔루션 사업보고서를 보면 지난 3월27일 태양광사업 계열사인 한화큐셀 미국법인에서 상환전환우선주(RCPS, 용어설명 참조) 7.8주를 발행했다.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는 한화큐셀 미국법인 지분의 7.24%에 해당하며 이를 인수하는 상대방은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이 특수목적법인과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3997억 원 규모 매매수익스왑(PRS) 계약도 체결했다. (특수목적법인과 매매수익스왑은 하단 용어설명 참조)

한화솔루션이 지난 3월26일 주주 반발을 불러일으킨 유상증자 추진 발표 직후부터 핵심 계열사를 활용한 재무구조 개선에 공을 들였던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큐셀 미국법인의 이번 거래를 두고 그동안 추진해 온 자체 재무구조 개선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이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마치고 이틀 뒤 갑작스럽게 기존 발행주식 대비 40%가량의 신주로 발행되는 2조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자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했다. 

절차가 너무 갑작스러웠던 데다 증자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절반 이상을 부채 상환에 사용할 계획을 놓고 자구 노력 없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에게만 전가한다는 것이다.

그 뒤 한화솔루션은 금융감독원의 1차 증권신고서 수정 요구(4월9일) 이후 유상증자 규모를 1조8천억 원 규모로 축소하는 계획을 발표(4월17일)하며 그동안 기울인 자체 재무구조 개선 노력도 공개했다.

자구책에는 지난 3년 동안의 3조8667억 원 규모 자산 매각 및 자본 조달 방안이 제시됐다. 이 가운데 해외법인을 통한 자본성 조달도 1조5500억 원 규모로 잡혀 있었는데 이번 상환전환우선주 발행은 이 작업의 일환이라는 게 한화솔루션 측의 설명이다.

한화큐셀 미국법인은 주력시장을 미국으로 둔 한화솔루션 태양광 사업의 핵심 해외법인이다. 한화솔루션이 그만큼 유상증자를 두고 숨가쁘게 재무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던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오는 6월 신용평가사의 정기평정을 앞두고 한화솔루션은 신용등급 하향 요인을 모두 채워놓은 상태다. 한화솔루션의 현재 등급은 ‘AA-’이며 전망은 ‘부정적’이다.

한화솔루션은 “2024년 이후 3조9천억 원 규모 대규모 자구안을 시행하고 있음에도 신용등급 하향 요인에 적용되는 상황”이라며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앞으로 2년 내 최대 1조8천억 원 규모로 차환 부담이 확대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의 3월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는 22조9325억 원으로 지난해말 대비 4.4% 늘어났다. 부채비율은 191%로 지난해말(196.3%)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위험수위인 200%에 근접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9천억 원의 부채를 갚는 일은 한화솔루션에 절실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금융감독원의 시선은 냉랭했다. 유상증자 추진에 필요한 증권신고서를 두 차례 정정요구했고 최근에는 공개적으로 유상증자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황선오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 11일 자본시장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한화솔루션의 중점심사 사항은 구체적으로 어떤 유동성 위험이 있느냐를 투자자들에 설명하는 것”이라며 “유상증자 외 자금조달 방법은 정말 없는지, 증자 근거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여 정정요구했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은 현재 유상증자 3번째 추진을 앞두고 자구 노력을 위해 한화임팩트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계열사 지분 유동화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다각도에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월말 기준 한화임팩트 장부금액은 3조5937억 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5600억 원에 이른다. 다만 지배구조상 두 회사 지분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하는 일의 난도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임팩트 지분 47.93%, 한화호텔앤드리조트 49.57%를 각각 쥐고 있다. 한화임택트의 나머지 지분 52.07%는 한화그룹 다른 계열사 한화에너지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나머지 지분 49.80%는 (주)한화 및 특수관계인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이 두 회사의 최대주주 위치에 있지 않아 지분을 넘겼을 때 지분 매수자의 경영참여 등을 보장하기 어려운 만큼 제 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한화솔루션 관점에서도 둘 모두 주요 그룹 계열사인만큼 단순 매각 방식의 유동화는 쉽지 않다.
한화솔루션 6월 신용등급 사수 안간힘, 자구책 마련해 유상증자 3수 만에 성공할까

▲ 한화솔루션은 현재 신용평가업계가 제시한 신용등급 하향 사유인 순차입금/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순차입금 의존도 기준에 모두 맞아떨어진다. 유상증자 이후에 현 신용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솔루션>

한화솔루션이 유상증자를 위해 주주 설득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다시금 받아든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 규모 축소 이후인 지난 4월21일 “신용도 하방 압력을 완화하기 위한 추가 자구계획과 실적 회복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며 “적절한 시기에 자구책이 시행되면 유상증자와 비슷한 수준의 차입금 감축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바라봤다.

한화솔루션은 자구책을 바탕으로 유상증자를 다시 추진해 3번 만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6월 신용평가사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소 시일이 걸려 유상증자 납입 기한이 6월말을 넘기더라도 협의를 통해 신용등급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이 시장 설득을 이끌어내는 동안 신용평가사가 얼마나 기다려 줄 수 있는지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유상증자는 무기한 연기가 아니며 지난 4월17일 제시한 6천억 원의 자구안의 구체적 내용을 준비해 최대한 빨리 정정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계열사 지분 유동화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 용어설명

- 유상증자 : 기업이 신주를 발행하여 투자자나 기존 주주에게 돈을 받고 파는 방식으로 기업의 자본금을 실질적으로 늘리는 자금 조달 수단을 뜻한다. 발행 방식 및 상황 등에 따라 주가에 호재 혹은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 상환전환우선주(RCPS, Redeemable Convertible Preferred Stock) : 투자자가 일정 기간 뒤 원금을 상환받거나(상환권)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전환권)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를 뜻한다. 우선주는 보통주처럼 의결권을 가지지 않는 대신 배당이나 회사 청산에서 우선권을 가지는 주식이다.

- 특수목적법인(SPC, Special Purpose Company) : 특정 사업 수행이나 자산 유동화 등 제한된 목적을 위해 설립되는 ‘서류상의 회사(Paper Company)’를 뜻한다. 본체 기업과 법적·재무적으로 격리돼 있어 대규모 프로젝트의 위험을 분산하거나 자금 조달을 효율화하는 용도로 쓰인다.

- 매매수익스왑계약(PRS, Price Return Swap) :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매각할 때 발생하는 수익이나 손실을 원래 기업(매도인)과 정산하기로 약정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뜻한다. 기업은 자산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면서도 나중에 자산 가치가 오르면 그 이익을 공유받을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자산 가치가 내리면 손실을 보전해 줘야 하는 위험도 함께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