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기후소송단 탄소중립법 개정 촉구, 헌재서 국회로 자전거 배달 퍼포먼스

▲ 13일 기후헌법소원 소송단이 시민단체 구성원, 청소년들과 함께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국회에 조속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13일 기후헌법소원 소송단은 서울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재판소에서 국회로 가는 기후 자전거 행진'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후헌법소원 소송단은 시민단체에 관련된 청소년, 시민, 아동 등으로 구성됐는데 2024년 8월 헌재에서 탄소중립법 헌법불합치 판결을 받아낸 바 있다.

헌재는 당시 탄소중립법이 2031~2049년까지 구체적 탄소 감축 계획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 과소보호금지 원칙에 위배된다며 국회에 2026년 2월까지 개정할 것을 명령했다.

문제는 현재 국회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서경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는 "2024년 8월29일 헌재는 분명히 말했다"며 "탄소중립법 개정은 국가의 선택이나 선의가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의 의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개선 입법 논의를 보면 여전히 사람들의 권리를 소수 입법자들의 협상 테이블 위에서 흥정되고 있다"며 "헌법소원은 몇몇 정치인들의 결단으로 만들어진 결과가 아니라 거리에서, 학교에서, 지역에서 기후위기를 자신의 문제로 말하고 행동해온 시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변화"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 기후위기 특별위원회는 지난 2월 뒤늦게나마 공론화 절차를 개시할 것을 선언하고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장을 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실제로 진행된 공론화 절차를 보면 감축을 미루는 계획이 여전히 논의 대상에 포함되는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국회가 정치적 논리를 국민 기본권 보호보다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서경 활동가는 "감축을 뒤로 미룰수록 위험은 계속 누적되고 그 위험은 다시 누군가의 삶에 더 크게 돌아올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국회가 할 수 있는 것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 기본권을 실제로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준을 탄소중립법에 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도 "국회는 의욕적으로 공론화를 추진한다고 했었지만 시민의 뜻을 팽개치고 현실론을 들고 나오고 있다"며 "여기에 국민의힘은 아예 개정 기간을 더 연장해야 한다고 우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기까지 4년, 입법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있었는데도 여전히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편 여당은 선거를 앞두고 본인들의 정치를 하는 것에 혈안이 돼있고 정부와 합을 맞추는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산업계의 눈치를 보는 것인지 애꿎은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가오는 6월3일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탄소중립법보다 선거를 우선시해 개정을 뒷전으로 두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은정 위원장은 "자신들에게 얼마나 무거운 헌법적 책무가 주어졌는지 아직도 깨닫고 있지 못하는 국회에 오늘 헌재 결정문을 배달하러 자전거 행진을 한다"며 "산업계의 부담이나 사회적 합의를 핑계로 헌재 취지에 반하는 개정이 이뤄지거나 입법이 미뤄진다면 우리는 결코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소송단과 함께 활동에 참가한 녹색교통운동, 녹색연합, 크리티컬매스 서울, 플랜1.5 등은 소송단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직접 국회까지 이동해 헌재 결정문을 배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여기에는 미래세대를 상징하는 의미로 학생 44명도 참여했다.

김은정 위원장은 "주권자 시민의 선택이야말로 입법의 근거임을 잊지 말고 국회는 당장 입법 조치를 취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