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반다 아체에 위치한 람풀로 수산시상에서 참치 경매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참치와 우럭 같이 먹거리로 인기가 많은 물고기들은 갈수록 찾아보기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5일 주요 외신 보도와 기관 발표 등을 종합하면 올해도 대규모 해양열파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 관측 자료를 인용해 서태평양 미크로네시아부터 미국 캘리포니아 연안에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해역에서 해양열파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지역 해수온도는 평년치보다 6~8도 가량 더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국제기구와 기상과학자들이 통상적으로 적용하는 해양열파의 기준은 △수온이 30년 이상 기후평균보다 높고 △그 상태가 최소 5일 이상 연속 유지되며 △수온 편차가 해당 지역 역사에서 상위 10%를 넘어설 때 등이 있다.
다니엘 스웨인 미국 기후학자는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매우 예외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늦여름에는 해앙열파가 북태평양 일대까지도 모두 뒤덮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대규모 해양열파는 태평양에 서식하는 어종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7일(현지시각) BBC는 태평양 일대 참치잡이 배들의 어획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격한 수온 변화로 참치들이 서식지를 바꾸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참치는 따뜻한 물에서 사는 난류성 어종이나 수온 변화에 민감해 쉽게 서식지를 바꾼다. 원래는 서태평양 중부 미크로네시아 인근에 집중적으로 서식하고 있었으나 일대의 수온이 오르면서 다른 곳으로 점점 서식지가 넓게 분산되고 있다.
BBC는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전 세계 참치 어획량의 약 40%를 차지하던 서태평양 일대 어획량이 최근 몇 년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개발기구 ‘태평양공동체’에 따르면 태평양 연안 참치 어획량은 2050년 기준 현재와 비교해 21~29%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서식지 변화 영향으로 참치의 바이오매스(생물량) 자체가 약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다.
이에 태평양공동체는 태평양 도서국들의 경제가 타격을 받을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가는 참치 입어료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특히 서태평양에 위치한 키리바티는 2050년 기준 연간 1천만 달러(약 147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와 비교하면 참치 입어료가 약 8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 한국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두리어장 피해 현장 모습. 고수온에 죽은 조피볼락들이 떠다니고 있다. <신안군>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해양열파로 국내 양식어가들이 받은 피해액 규모는 약 1504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583억 원은 우럭이었다.
우럭의 생존 한계수온은 28도인데 최근 한반도 연안에서 발생하는 해양열파로 인해 해면 수온이 30도를 넘기는 일이 잦아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해수부는 이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우럭 610만 마리를 방류하는 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향후 해양열파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들과 협업해 양식어종을 다변화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해수부는 전라남도 신안군을 기후변화 대응 시범양식 지원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
신안군은 최근 몇 년간 해양열파에 양식어가들이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신안군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어가들이 지급한 재난지원금 규모만 141억 원에 달한다.
해수부는 신안군 양식어가들이 농어, 감성돔, 부세 등 고수온에 강한 어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금전적, 제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신안군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지속가능한 양식 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어가 소득 안정과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이루겠다"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