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부가 ‘기후대응댐’ 확보를 목표로 대규모 댐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다목적댐 사업이 진행되는 것은 14년 만의 일이다.
정부가 대규모 댐 사업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역량을 갖춘 대형건설사부터 금호건설, 삼부토건 등 토목사업 분야 전통의 강자까지 일감 확보를 향한 기대가 커진다.
2일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환경부는 이달 중순부터 댐건설 지역에서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기후대응댐 사업의 첫발을 뗀다.
앞서 환경부는 7월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다목적댐 3곳 △홍주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으로 총 저수용량이 약 3억2천만 톤이다.
이 가운데 다목적 댐은 4500만 톤(경기 연천 아미천)부터 1억 톤(강원 양구 수입천)까지 규모가 가장 크다. 정부 주도 다목적댐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2010년 경북 영천에 보현산 다목적댐이 착공된 이후 14년 만이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건설을 통해 댐별로 80∼220mm의 비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능력을 확보하고 연간 22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2억5천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극한호우와 최악의 가뭄 등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첨단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으로 인한 신규 물 수요도 추가 물그릇 확보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고 기후대응댐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14곳의 기후대응댐 사업은 아직까지 총 건설비 규모가 산정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 준공 예정인 총저수량 180만 톤 규모의 원주천댐 사업비가 688억 원이라는 점에 근거해 기후대응댐 총 건설비를 12조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환경부는 1일 출입기자단 대상 백브리핑을 통해 건설비가 이에 미치지 않는 수조 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댐 사업은 환경보전 등을 이유로 2016년부터 지역에서 건의한 소규모 댐에 국한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국가 주도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아직 사업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건설사로선 오랜만에 대규모 국책 댐 사업이라는 수주 기회를 얻게 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종합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기업들은 모두 토목 시평액이 1조 원대에 이르는 만큼 기후대응댐 사업 기회를 적극 찾아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등이 최근 한수원이 발주한 추정가격 5650억 원의 영동 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댐건설 포함) 입찰참가자격(PQ) 사전심사에 참여하는 등 공공부문 토목 사업에 적극적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영동 양수발전소 최종입찰은 12일 진행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댐 실적(기성액) 1위 기업으로 169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착공한 대표적 국내 댐으로는 2016년 12월 준공한 경북 영주다목적댐(총 저수용량 1억8110만 톤)이 있다. 영주다목적댐 공사는 총 사업비가 1조103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현대건설은 2016년 11월 준공된 경북 성덕다목적댐(총 저수용량 2790만 톤)을 시공한 바 있다.
성덕댐은 합천댐 이후 20년 만에 시공되는 콘크리트 중력식 댐인 것에 더해 주로 사용되는 1종 시멘트 대신 4종 시멘트(저열시멘트)를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성덕댐 건설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으며 댐 기술력을 큰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현대건설이 1973년 10월 준공한 강원도 소양강 다목적댐은 총 저수용량이 약 29억 톤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댐으로 회사의 대표적인 댐 사업 실적이다. 이 댐은 수도권에 필요한 물 45%를 공급한다.
DL이앤씨는 2016년 11월 약 10년 만에 한탄강댐을 준공했다. 한탄강댐은 국내 최초로 진동 롤러로 다짐 작업을 하는 롤러다짐콘크리트댐(RCD) 공법을 적용됐으며 총 저수량이 2억7천만 톤에 이른다.
정부의 기후대응댐 사업 추진에 따라 토목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계룡건설산업(17위)과 동부건설(22위)은 시공평가 10위 밖 업체들이지만 토목 시평액이 1조 원대를 웃돈다.
계룡건설산업은 캄보디아 다운트리댐을 건설하고 있으며, 동부건설은 감포댐(2006년 완공) 횡성댐(2000년 완공)을 주요 댐 사업 실적으로 갖고 있다.
금호건설과 삼부토건도 최근 3년간(2021~2023년) 시공능력평가 댐 실적(기성액) 10위권 업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업체로서 기후대응댐 사업의 수혜 기업으로 점쳐진다.
금호건설은 공공수주 강자로도 꼽힌다. 사회간접자본(SOC) 준공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전체 건설사 가운데 공공수주 1위 업체에 오르기도 했다.
삼부토건은 한국 건설업 면허 1호 기업으로서 국내 최초 토석댐인 울산 사연제 댐을 시작으로 수어천댐, 안동댐, 남강댐 등 다양한 댐 시공 사업을 도맡아 왔다.
이번 댐 사업은 건설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 946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건설수주액은 공공부문이 55조8천억 원으로 민간 134조3천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수주액을 토목과 건축 분야로 분류해 보면 토목이 63조3천억 원으로 건축(126조8천억 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건축공사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일부 낮추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비록 수익성은 낮더라도 장기간 안정적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공공사 사업의 비중을 좀 더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바램 기자
정부가 대규모 댐 사업 추진 의지를 확고히 하면서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등 역량을 갖춘 대형건설사부터 금호건설, 삼부토건 등 토목사업 분야 전통의 강자까지 일감 확보를 향한 기대가 커진다.
▲ 정부가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선정한 이후 주요 건설사들의 공공사업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1973년 10월 준공한 강원도 소양강 다목적댐. <현대건설>
2일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환경부는 이달 중순부터 댐건설 지역에서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기후대응댐 사업의 첫발을 뗀다.
앞서 환경부는 7월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발표했다. △다목적댐 3곳 △홍주조절댐 7곳 △용수전용댐 4곳으로 총 저수용량이 약 3억2천만 톤이다.
이 가운데 다목적 댐은 4500만 톤(경기 연천 아미천)부터 1억 톤(강원 양구 수입천)까지 규모가 가장 크다. 정부 주도 다목적댐 사업이 추진되는 것은 2010년 경북 영천에 보현산 다목적댐이 착공된 이후 14년 만이다.
환경부는 기후대응댐 건설을 통해 댐별로 80∼220mm의 비를 수용할 수 있는 홍수 방어능력을 확보하고 연간 220만 명이 사용할 수 있는 2억5천만 톤의 물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30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극한호우와 최악의 가뭄 등으로 기후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첨단 반도체 등) 국가전략산업으로 인한 신규 물 수요도 추가 물그릇 확보 없이는 감당할 수 없다”고 기후대응댐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14곳의 기후대응댐 사업은 아직까지 총 건설비 규모가 산정되지 않았지만 일각에선 10조 원이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내년 준공 예정인 총저수량 180만 톤 규모의 원주천댐 사업비가 688억 원이라는 점에 근거해 기후대응댐 총 건설비를 12조 원으로 추산했다. 다만 환경부는 1일 출입기자단 대상 백브리핑을 통해 건설비가 이에 미치지 않는 수조 원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댐 사업은 환경보전 등을 이유로 2016년부터 지역에서 건의한 소규모 댐에 국한됐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국가 주도 댐 건설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아직 사업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내 건설사로선 오랜만에 대규모 국책 댐 사업이라는 수주 기회를 얻게 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종합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기업들은 모두 토목 시평액이 1조 원대에 이르는 만큼 기후대응댐 사업 기회를 적극 찾아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DL이앤씨 등이 최근 한수원이 발주한 추정가격 5650억 원의 영동 양수발전소 1·2호기 토건공사(댐건설 포함) 입찰참가자격(PQ) 사전심사에 참여하는 등 공공부문 토목 사업에 적극적 태도를 내비치고 있다. 영동 양수발전소 최종입찰은 12일 진행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댐 실적(기성액) 1위 기업으로 1695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이 착공한 대표적 국내 댐으로는 2016년 12월 준공한 경북 영주다목적댐(총 저수용량 1억8110만 톤)이 있다. 영주다목적댐 공사는 총 사업비가 1조1030억 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현대건설은 2016년 11월 준공된 경북 성덕다목적댐(총 저수용량 2790만 톤)을 시공한 바 있다.
성덕댐은 합천댐 이후 20년 만에 시공되는 콘크리트 중력식 댐인 것에 더해 주로 사용되는 1종 시멘트 대신 4종 시멘트(저열시멘트)를 사용하도록 설계됐다. 이 때문에 현대건설은 성덕댐 건설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으며 댐 기술력을 큰폭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현대건설이 1973년 10월 준공한 강원도 소양강 다목적댐은 총 저수용량이 약 29억 톤에 이르는 국내 최대 규모 댐으로 회사의 대표적인 댐 사업 실적이다. 이 댐은 수도권에 필요한 물 45%를 공급한다.
▲ 김완섭(가운데) 환경부 장관이 7월30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후대응댐 후보지 관련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DL이앤씨는 2016년 11월 약 10년 만에 한탄강댐을 준공했다. 한탄강댐은 국내 최초로 진동 롤러로 다짐 작업을 하는 롤러다짐콘크리트댐(RCD) 공법을 적용됐으며 총 저수량이 2억7천만 톤에 이른다.
정부의 기후대응댐 사업 추진에 따라 토목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의 수혜도 예상된다.
계룡건설산업(17위)과 동부건설(22위)은 시공평가 10위 밖 업체들이지만 토목 시평액이 1조 원대를 웃돈다.
계룡건설산업은 캄보디아 다운트리댐을 건설하고 있으며, 동부건설은 감포댐(2006년 완공) 횡성댐(2000년 완공)을 주요 댐 사업 실적으로 갖고 있다.
금호건설과 삼부토건도 최근 3년간(2021~2023년) 시공능력평가 댐 실적(기성액) 10위권 업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업체로서 기후대응댐 사업의 수혜 기업으로 점쳐진다.
금호건설은 공공수주 강자로도 꼽힌다. 사회간접자본(SOC) 준공 경험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2017년 전체 건설사 가운데 공공수주 1위 업체에 오르기도 했다.
삼부토건은 한국 건설업 면허 1호 기업으로서 국내 최초 토석댐인 울산 사연제 댐을 시작으로 수어천댐, 안동댐, 남강댐 등 다양한 댐 시공 사업을 도맡아 왔다.
이번 댐 사업은 건설사들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 946호’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건설수주액은 공공부문이 55조8천억 원으로 민간 134조3천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국내 수주액을 토목과 건축 분야로 분류해 보면 토목이 63조3천억 원으로 건축(126조8천억 원)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건축공사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일부 낮추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비록 수익성은 낮더라도 장기간 안정적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공공공사 사업의 비중을 좀 더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