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77개국 기후변화 설문, 시민 86% "각국 정부 기후대응 협력 강화해야"

▲ 2024 시민 기후투표 결과 보고서 표지. <유엔개발계획>

[비즈니스포스트] 각국 정부가 기후 대응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넓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시각) 가디언은 유엔개발계획(UNDP)이 세계 시민들을 상대로 진행한 설문조사 '2024 시민 기후투표'를 인용해 세계 시민 가운데 약 80%가 기후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세계 인구 90% 이상이 거주하는 77개국 시민 7만5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랜덤하게 선정된 전화번호로 개별 시민들에 연락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힘 슈타이너 유엔개발계획 총재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설문조사의 목적은 세계 정치지도자들이 수백만이 넘는 시민들이 기후위기와 관련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느껴보라는 차원에서 진행했다"며 "시민들이 스스로 의사를 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설문 결과 화석연료 생산량이 높은 국가에서도 기후위기 대응 필요성을 높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전환이 빠르게 이뤄져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나라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는 75%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주요 석탄 생산국인 호주에서도 69%가 같은 답변을 내놨다.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 미국에서도 54%가 빠른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높다고 봤다.

설문 참여자 가운데 86%는 자국 정부가 지정학적 갈등을 내려놓고 기후변화 대응에 협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스타이너 총재는 "최근 지정학적 갈등이 세계 여러 지역에서 고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시민들이 이 정도로 공통된 의견을 보이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전체 참여자 가운데 72%는 화석연료 퇴출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답했다. 가장 비중이 컸던 나라는 나이지리아(89%)로 브라질(81%), 이란(79%), 영국(76%), 캐나다(65%)가 뒤를 이었다.

세계 시민들 가운데 56%는 매주 기후변화 문제에 관해 고민한다고 답했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기후변화가 지난해보다 심각해졌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 참여자 가운데 70%는 본인들 생업, 일상생활, 경제활동 등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시 플린 유엔개발계획 기후변화 디렉터는 가디언을 통해 "기후변화는 이미 사람들의 문턱에 다가와 있고 그들도 이미 이를 인지하고 있다"며 "세계 각지에서 발생하는 이상기후들은 이미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