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석 위드이노베이션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위드이노베이션의 숙박앱 ‘여기어때’의 해킹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위드이노베이션은 최근 '여기어때'서비스 홈페이지에서 해킹을 당해 개인정보 99만 건이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윤 CTO는 해킹사건이 불거진 당시 위드이노베이션에 입사해 기술개발을 총괄하게 됐다. 윤 CTO는 네이버와 KT, 삼성전자를 거쳐 빅데이터 연구만 10년 넘게 해온 인공지능 전문가로 위드이노베이션의 보안 관련 기술도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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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진석 위드이노베이션 CTO. |
- 최근 보안이슈에 여기어때는 어떻게 대처하나.
“통신과정 및 데이터베이스 내 모든 개인정보 데이터는 이미 암호화 또는 완전 제거를 진행하고 있다. 이제는 안심하고 사용해도 된다.”
- 해커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해커의 움직임을 따로 추적해봤다. 하루 정도 만에 해킹내역이 판단됐다. 초보적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경찰청도 빠르게 정보를 얻어내지 못할 정도였던 것 같다. 문자를 보내는 것도 유료로 한 게 아니라 문자 보내는 시스템을 해킹해 보냈더라. 전문적인 해외 범죄집단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 삼성전자를 나와 3월 입사하자마자 해킹사태가 불거졌다. 입사를 후회하지 않았나.
“후회하진 않았다. 여기어때의 제안을 받고 입사하겠다고 했을 때 열에 아홉은 만류했다. 처음엔 입사를 망설였는데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대표가 네 번이나 찾아왔다.
글로벌시장의 흐름에 따라 여기어때의 가능성을 높이 샀다. 최근 페이스북도 우버 등 O2O서비스의 성장세에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3차산업에서 4차산업으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다. 포털은 3차산업, 메신저는 3.5차산업을 베이스로 뒀지만 O2O서비스는 4차산업을 기반으로 둔 것으로 파악했다.
여기어때는 4차산업혁명시대에 가장 떠오르는 서비스인 ‘O2O(온오프라인 연계)기업인데다 좋은 데이터를 보유한 기업이기도 했다.”
- 국내에서 O2O기업의 위기론도 제기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위기의 근거는 수익모델의 빈약함이다. 개인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O2O기업(의 광고수수료)시장은 결코 작지 않다. 길거리에서 보는 현수막이나 전단지도 비용이 들어간다. 오프라인상점들이 할 수 있는 광고수단이 몇 개 안되는데 광고방법이 더 스마트해지면서 시장이 점점 커질 것이다.
다수의 O2O기업들은 또다른 비즈니스모델을 찾고 있는 진입과정일 뿐이다. 냉정하게 보면 비즈니스모델을 찾아내는 사업이 성공할 것이다. O2O기업은 새로운 시대에 발견되는 모든 기술이 총망라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 여기어때에서 윤 CTO가 맡는 역할은?
“이 기업이 나를 원했던 이유는 인공지능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데이터 분석을 필요로 한다.
나는 여기어때가 양질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고 봤다. 국내에 어떤 기업도 사용자들의 행동을 수집할 수는 없다. 숙박앱은 여가활동과 이동, 머무는 것 모든 과정을 통합해 제공하고 있다. 월실질사용자수(MAU)는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내부에 ‘옥석’이 있다. 아직 입사 한 달째라 발견한 게 없지만 차후에 크게 진화할 것이다.”
- O2O시장에서 인공지능은 장기적으로 어떻게 발전할까.
“인공지능은 사용자에게 추천기능을 제공하고 오프라인사업자에게 다수의 소비자들과 의사소통비용을 줄여주는 기능을 제공할 것이다.”
- 인공지능의 근간인 빅데이터분야에서 1세대 전문가라고 알려졌다.
“데이터는 하나의 숫자들이다. 그것이 관계가 생기고 시간 상 의미를 가질 때 정보가 되는 것이다. 상관관계의 분석을 잘 해야 한다. 그런 것들을 국내에서는 첫 시작부터 함께해왔다.”
- 대기업들보다 인공지능 연구인력에서 부족함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필요하지만 필수는 아니다. 요새 인공지능연구는 협업방식으로 오픈소스로 모두 공개한다. 기술의 변화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연구소를 점차 축소하는 추세다.”
- 오픈소스가 왜 추세가 됐을까.
“인터넷 때문이다. 인터넷으로 정보들이 녹아들면서 모든 게 0원이 됐다.
나는 오픈소스로 항상 새로운 기회를 찾았다. 2000년대에 구글에서 나온 논문을 보고 분석한 결과를 블로그에 올렸다. 그것을 보고 IT업계의 거물인 휴렛팩커드가 댓글을 달았는데 이게 네이버 입사에 큰 영향을 줬다.
세계 최대 오픈소스 개발자재단인 ‘아파치’에서도 ‘하마’라는 프로젝트를 맡아 아파치하마 의장으로 일했다. 팬들이 찾아와 같이 사진 찍자고 할 정도로 빅데이터분야에 한 방점을 찍은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 결과는 미국과 중국 여러 기업들에 무상을 제공됐다. 이 결과를 통해 글로벌 소프트웨어기업 ‘오라클’에 빅데이터전문가로 일할 수 있었다.”
- 여기어때측에서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어때가 만드는 사물인터넷은 현실화되면 모든 곳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것이다. 온라인의 무한한 잠재력과 오프라인이 결합하면 O2O커머스의 성장세는 상상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호텔신라와 사물인터넷분야에서 협업을 고심하고 있다.
여기어때가 앞으로 이동하고 머무는 생활 곳곳에서 얼마나 유용한 서비스로 진화하는지 지켜봐달라.”[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임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