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험난한 인사청문회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신 후보자가 다량의 외화와 부동산을 재산으로 신고하면서 환율과 부동산 시세의 안정을 맡아야 할 한국은행 총재로서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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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5일 신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재산목록을 보면 본인과 배우자 장남 명의로 82억4102만 원을 신고했다. 신 후보자의 모친은 재산공개 고지를 거부했으며 결혼한 장녀는 신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신 후보자가 신고한 재산 가운데 절반 이상인 45억7472만 원은 해외 금융자산 및 부동산이다.

신 후보자는 미국 증권사, 스위스 투자은행 등에 20억3654만 원 수준의 예금을 미국 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유럽연합 유로화 등 외화로 보유하고 있다.

신 후보자의 배우자 역시 예금자산 18억5692억 원 가운데 대부분인 18억4015만 원이 해외 금융회사에 외화로 예치된 것으로 파악된다.

장남은 영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8239억 원 규모의 외화 예금, 2861억 원 규모의 해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신 후보자의 국내 재산은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신 후보자는 서울 강남구에 15억900만 원, 종로구에 18억 원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신 후보자의 재산 가운데 해외 자산의 비중이 높다는 점을 자연스러운 사실일 수 있다.

신 후보자는 1959년생으로 영국에서 에마뉴엘 고등학교, 옥스퍼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옥스퍼드 대학교를 비롯해 런던 정치경제대학교,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등 40년 넘게 해외에서 생활했다.

다만 한국은행 총재라는 자리가 통화정책을 주도하며 환율 안정 등을 이끌어야 할 자리라는 점에서 신 후보자를 향한 비판이 나온다.

신 후보자로서는 환율의 상승이 개인 재산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 후보자의 재산신고가 이뤄진 지난달 20일 원/달러 환율은 1499.7원에서 4월1일 1530.5원, 4월3일 1518.8원으로 변동했다. 2주 남짓한 기간에 원/달러 환율 변동으로 신 후보자의 외화 자산의 가치도 2%가량 움직였다.

신 후보자의 부동산 보유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부동산 시세 잡기에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면서 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주요 자리에 다주택 보유자를 배제하고 있다. 정책 입안 과정에서 이해상충의 우려가 크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 대통령은 3월22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부동산이나 주택정책에서 단 0.1%의 결함이나 구멍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 입안, 보고, 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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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한 환율 등 안전을 비롯해 금리 조정을 통해 부동산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기관이다.


부동산 정책에서 금리 조정을 통한 한국은행의 역할 역시 막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 총재에 다주택자를 배치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신 후보자가 국내 오피스텔은 매물로 내놓았다”며 “미국 아파트도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은 총재 후보자가 재산 가운데 대부분을 외화로 보유한 것은 이전 총재들과 비교하면 이례적 상황이다. 이전 총재들은 취임을 전후해 다주택도 해소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재산공개에서 전체 재산 54억5260억 원 가운데 외화자산은 3억72만 원으로 전체 재산의 5% 수준에 그쳤다. 주택 관련 재산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와 이태원동 전세권이었다.

전임자인 이주열 전 총재는 퇴임날인 2022년 3월31일 발표된 재산공개에서 41억3252억 원을 신고했다. 이주열 전 총재의 재산 가운데 22억5300만 원은 부동산, 18억6773만 원은 예금이었다. 주태 관련 재산은 서울 강남구 래미안강남힐즈 아파트와 성동구 센트라스 아파트 전세임차금 등이었다.

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국회가 인사청문요청안을 접수한 뒤 20일 이내 이뤄져야 한다는 점, 이창용 총재의 임기가 20일까지라는 점을 고려해 4월13~17일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