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곧 출시, E클래스 맞서 토종 고급 세단 자존심 지킬까

▲ 11세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왼쪽)와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 1위 자리를 놓고 제네시스와 벤츠가 맞붙는다.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내년 초 G80 부분 변경 모델을, 7년 연속 수입차 1위인 메르세데스-벤츠는 E클래스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고 정면대결을 펼친다.

G80은 '안방' 한국에서 최근 할인 공세를 펼친 E클래스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G80이 내년 초 출시하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신차로 E클래스에 맞서 한국 최고 준대형 세단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국내 완성차업계 판매실적 자료를 종합하면 국내 고급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제네시스 G80은 올해 9월 E-클래스에 월간 판매 왕좌를 내준 뒤 석달 내리 1위자리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G80은 9월 2765대, 10월 1931대, 11월 2956대가 팔렸는데 같은 기간 E클래스는 각각 3511대, 3578대, 3092대로 국내 고급 브랜드 준대형 세단 1위 자리를 꿰찼다. 

G80은 국내에 본사와 생산기지를 둔 국산차로 수입 모델과 비교해 낮은 유지비와 넓은 서비스 네트워크 등 판매에 유리한 입지를 갖추고 있다.

더욱이 G80은 제네시스의 6개 라인업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높은 판매실적을 올리는 모델이다. 올해 1~11월 국내에서 4만1107대가 팔려나가 브랜드 전체 내수 판매량의 35.4%를 책임졌다.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곧 출시, E클래스 맞서 토종 고급 세단 자존심 지킬까

▲ 11세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독일 홈페이지>

하지만 G80은 최근 E클래스에 판매실적이 밀리면서 토종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으로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다만 E클래스는 체면 타령을 할 만큼 만만한 상대는 결코 아니다.

한국 수입차 시장은 프리미엄 브랜드, 그 가운데서도 고급 세단 위주로 판매가 많은 특징이 있다.

특히 2016년 6월 국내에 출시된 현행 10세대 E클래스는 7년 연속으로 국내 수입차 판매 1위를 놓지 않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인기 수입차다.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10세대 E클래스는 2019년 국내 수입차 단일 모델 최초로 10만 대 판매를 넘어선 데 이어 2022년에는 출시 6년5개월여 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이 20만 대를 돌파했다.

연평균 3만 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인데 이는 지난해 현대차 쏘나타의 연간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E클래스가 가장 많이 팔린 시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024년 1월 E클래스 11세대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국내에 내놓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E클래스 외관에 고전적 라인과 현대적 디자인의 조화로운 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실내에는 차량 내 완벽한 디지털화를 구현하기 위해 최첨단 편의사양이 대거 탑재된다.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곧 출시, E클래스 맞서 토종 고급 세단 자존심 지킬까

▲ 11세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실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신형 E클래스에는 3세대 MBUX(메르세데스-벤츠 유저 익스피리언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2025년쯤 선보일 전용 운영체제(MB.OS)의 선행 버전이 적용됐다.

또 사운드 시각화 기능을 포함한 새로운 액티브 앰비언트(은은한) 라이트와 MBUX 슈퍼스크린도 새로 넣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신형 E클래스는 '디지털화'와 '개인화'를 더욱 적극적으로 구현했다"며 "새로운 디지털 럭셔리 경험을 선사함으로써 10세대 모델의 높은 인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도 2024년 초 2020년 3월 3세대 모델이 출시된 지 3년10개월여 만에 G80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고 맞불을 놓는다.

제네시스는 13일 신형 G80 디자인을 최초로 공개했다. 

제네시스 G80은 기존에도 국산차 가운데 가장 디자인 완성도가 높았던 모델로 평가받는 만큼 외관에 정교하고 화려한 디자인 포인트를 주는 데 주안점을 뒀다.

제네시스의 패밀리룩인 전면부 크레스트(방패형) 그릴에는 기존의 단선형과 달리 이중 그물망(메쉬) 구조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적용했다. 제네시스의 또 다른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는 MLA(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을 새로 탑재했다.

MLA는 작은 크기에도 빛을 효율적으로 모으고 퍼뜨릴 수 있는 최첨단 기술로 헤드램프를 더욱 가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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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

실내에는 한국적 '여백의 미'에 첨단 감성을 더해 신차 수준의 변화를 줬다.

편안하고 깨끗한 느낌을 강조한 수평형 레이아웃에 기존의 분리형과 달리 클러스터(계기판)와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화면이 하나로 연결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그 아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트롤 패널 보드)에는 경계가 없는 디자인을 적용해 첨단 감성을 더하고 공조기 조작계는 터치 타입으로 바꿨다.

제네시스 G80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는 같은 차급의 고급 준대형 세단이지만 가격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G80 기존 모델은 5548만~6488만 원, 10세대 E클래스는 7050만~1억1570만 원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수입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는 국산차와 달리 옵션이 대부분 고정된다. 반면 G80 최상위 트림인 3.5 가솔린 터보 4륜구동 모델에 모든 옵션을 더해보면 8천만 원 중반대 수준으로 가격이 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G80 최상위 트림은 2.0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을 품은 벤츠 E350 4매틱보다 약 1천만 원, 3.0 싱글터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E450 4매틱보다 약 3천만 원이 싸다.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곧 출시, E클래스 맞서 토종 고급 세단 자존심 지킬까

▲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 <제네시스>

최근 석 달 동안 E클래스가 G80을 넘어서는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11세대 모델 출시를 앞두고 9월부터 E클래스에 최대 2천만 원을 넘나드는 할인을 제공한 영향이 컸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G80은 상품성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이, E클래스는 75년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대표 모델로 자리잡아 온 명성을 바탕으로 입증된 성능과 하차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고급브랜드 제네시스와 메르세데스-벤츠의 핵심 모델인 G80과 E클래스는 내년 연초부터 각각의 세계 최대 시장인 한국에 새 모델을 내놓고 브랜드 자존심을 건 진검승부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G80는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 이후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차종"이라며 "이번에도 완성도 높은 내·외장 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상품성으로 고객들을 만족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