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들이 올해 전기차를 포함해 신차를 대거 출시하며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는 기존 모델의 완전변경이나 부분변경뿐 아니라 완전 신차도 여러 종을 내놓는다. 일본 불매운동으로 크게 위축됐던 토요타코리아도 약점으로 지적되던 전기차 라인업을 강화해 국내 소비자를 유혹한다.
 
수입차가 몰려온다, 독일 브랜드 신차 봇물에 일본 자동차도 부활 조짐

▲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이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7년 만에 국내에 완전변경 모델을 출시하는 BMW 5시리즈.


9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 8년 연속 1위 수성을 위해 올해 12종의 신차를 내놓는다. 

지난달 출시한 플래그십 전기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QS를 포함한 2종의 새로운 모델과 7세대 메르세데스 AMG SL, 3세대 GLC 2종 등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 2종을 선보인다. 또 GLA, GLB 등을 비롯한 8종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출시된다. 

신차 출시를 지난해 6종에서 2배나 늘리는 것이다. 이는 BMW코리아와 치열한 판매경쟁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에서 8만976대의 승용차를 팔아 같은 기간 7만8545대를 판매한 BMW코리아를 제치고 7년 연속 수입차 판매순위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까지 연간 누적판매에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88대의 근소한 차이로 BMW에 밀렸으나 마지막 달인 12월 역전에 성공했다.

BMW코리아는 수입차 왕좌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메르세데스-벤츠와의 판매량 차이를 2021년 1만483대에서 지난해 2431대로 크게 줄였다.

이에 BMW코리아는 국내 출시 신차를 지난해 5종에서 올해 10종으로 2배로 늘려 2015년 뒤 8년 만에 왕좌 탈환을 노린다.

특히 BMW가 올해 내놓는 신차 10종 가운데 XM, M3 투어링, 전기차 iX1, i5 등 4종은 완전히 새로 나오는 차다. 아울러 3종의 완전변경 모델과 3종의 부분변경 모델이 출시된다.

하반기 출시되는 BMW 5시리즈 풀체인지 모델은 2016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완전변경을 거치며 신차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BMW 5시리즈는 브랜드 라인업 가운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모델로 지난해 1년 동안 2만1166대가 팔려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2019년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로 확산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을 받아 크게 위축됐던 국내 일본차 판매도 최근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국가별 등록대수를 보면 일본차는 2월 2200대가 팔려 1년 전보다 판매량이 118% 급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판매 증가율인 11.1%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브랜드별로 보면 지난달 200대 이상 판매된 수입 브랜드 가운데 2월 렉서스는 지난해 2월보다 183.5%, 토요타는 1년 전보다 149% 판매량이 늘어 두 일본 브랜드만이 세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보였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에 따른 반일 정서로 판매량이 급감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 있지만 회복세가 예사롭지 않다.

이에 발 맞춰 토요타코리아는 올해 8종의 신차를 내놓는데 특히 전기차 시장 성장에 맞춰 렉서스의 첫 전용전기차 RZ를 국내에 내놓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TNGA를 기반으로하는 RZ 450e는 71.7kWh 배터리를 탑재하고 1회 충전으로 354km를 간다. 미국 기준 가격은 5만9650달러(약 7800만원)부터 시작한다. 토요타코리아의 국내 판매는 하이브리드차가 90% 이상을 차지하는데 전기차로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것이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 통계를 보면 수입 승용차는 국내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빠르게 판매량을 늘려왔다.

2001년 1만 대가 채 안되던 수입차 판매량은 2011년 10만 대를 넘어섰고 2015년 24만3900대가 팔리며 수입차 판매 20만 대 시대를 열었다. 그 뒤 판매량이 등락을 거듭하다 2021년 27만6146대, 지난해 28만3435대로 최다 판매기록을 연이어 새로 썼다.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량에서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2001년 0.72%에서 2012년 10%, 2021년 18.7%, 지난해 19.7%로 20%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절반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의 국내 수입차 시장점유율은 각각 28.6%, 27.7%다.

올해 첫 출발은 BMW코리아가 판정승을 거뒀다. BMW는 1~2월 국내에서 1만12470대를 판매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8473대)를 약 4천 대 차이로 따돌리고 수입차 판매 1위 브랜드에 올랐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