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저널] 학연과 지연 색깔 옅은 BNK금융, 내부통제 혁신의 상징 외부 출신 CFO 권재중 영입](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2509/20250917161506_131253.jpg)
▲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부산상고·동아대·부산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BNK금융그룹의 조직 문화 속에서 한 발 떨어져있는 인물이다. <그래픽 씨저널>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하반기 그룹 정기 인사 이후 사내 공문을 통해 ‘금융사고 무관용 원칙’의 내용이다. 빈 회장이 BNK금융그룹의 내부통제 혁신에 커다란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BNK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내부통제 혁신 작업에 나선 계기는 BNK경남은행 횡령사고다. 단일 직원이 14년에 걸쳐 범행을 이어온 초대형 금융 사고였다.
이 사고가 밝혀진 시점은 2023년 8월이다. 빈 회장이 2023년 3월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한지 반 년이 채 지나지 않아 사고가 터진 것이다.
◆ 위기이자 전환점 된 횡령 사건, BNK금융그룹 내부통제 강화의 계기
빈 회장은 BNK경남은행 횡령 사건을 ‘위기이자 전환점’으로 규정했다. 책임을 개인에게만 돌리거나 책임을 묻는 방식 대신, 조직을 바꾸는 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BNK금융그룹은 사고가 밝혀지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2023년 8월 내부통제TF를 설치했다.
2023년 10월에는 시스템 취약점을 찾아내는 ‘화이트 해커’에서 착안해 25명의 내부통제 혁신리더를 선발해 내부를 감독하도록 했고 내부통제와 관련된 16개 혁신 과제를 도출해 실행에 옮기기도 했다.
2024년 11월에는 책무구조를 시범 도입해 역할과 책임을 눈에 보이게 정리했다. 2025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는 BNK금융지주의 이사회에 내부통제위원회를 설립하는 안건도 의결됐다. 현재 내부통제위원장은 박수용 사외이사가 맡고 있다.
BNK금융그룹이 추진하는 내부통제 강화의 핵심은 ‘지주 중심’이다. 각 은행이나 계열사에 분산될 수 있는 통제 체계를 지주회사라는 상위 조직에서 통일해 끌어안아 원칙과 책임을 엄격하게 단속하고, 실제 운영은 현장 단위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구조다.
BNK금융그룹은 조직문화를 바꾸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5년 시무식을 ‘서약식’으로 대체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BNK금융그룹은 2025년의 첫 일정으로 시무식이 아니라 ‘경영진 윤리경영 실천 서약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모든 경영진은 ‘직위남용 금지’, ‘부당지시 근절’ 등 구체적으로 마련된 윤리경영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서약했다.
◆ ‘학연·지연’ 없는 이력, 빈대인 시스템 중심 내부통제의 근원인가
빈대인 회장은 BNK금융그룹에서 ‘비주류’로 평가 받는 경력을 지닌 인물이다.
빈 회장은 부산원예고등학교와 경성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부산상고·동아대·부산대 출신이 주류를 이루는 BNK금융그룹의 조직문화 속에서 한 발 떨어져있는 셈이다.
실제로 빈 회장이 회장 자리에 취임하기 직전인 2022년 사업보고서 기준 BNK금융지주의 사내이사 및 미등기임원 10명 가운데 7명이 부산대학교 또는 동아대학교 출신이었다.
빈 회장은 2020년까지 부산은행장으로 일하다가 2021년 3월 임기만료로 BNK금융그룹을 떠났다가 2023년 3월 지주 회장으로 복귀했다.
빈 회장의 복귀는 BNK금융그룹의 인사가 ‘관계’보다 ‘실력’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금융사고의 본질이 인간관계 기반의 통제 실패라는 점을 살피면 빈 회장의 이력 자체가 BNK금융그룹이 지향하는 시스템 중심 거버넌스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셈이다.
◆ 내부통제의 근본은 인사혁신, 외부 출신 CFO 권재중 영입의 의미
빈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2024년 영입한 권재중 재무부문장(CFO) 부사장 역시 외부 인사다.
BNK금융그룹은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인 BNK부산은행, BNK경남은행, BNK캐피탈에서 재무기능을 분리해 모두 BNK금융지주로 집중시켰다. 금융지주 차원에서 계열사들의 재무를 직접 감시하겠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감시를 맡기기 위해 빈 회장이 영입한 인물이 바로 권 CFO다.
권 CFO는 춘전고등학교를 졸업해 서울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사학위를, 미국 라이스대학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로 BNK금융그룹 내부의 인간관계와 완전히 무관한 인물이다.
SC금융지주 정책전략 부사장, 신한은행 감사본부장과 리스크관리그룹장 등을 역임한 ‘내부통제 전문가’이기도 하다.
권 CFO 이전까지 BNK금융지주의 CFO자리는 대부분 부산대·동아대 출신의 인사가 맡아 왔다. 2010년대에 BNK금융지주의 CFO를 맡았던 인사 가운데 부산대학교나 동아대학교 출신이 아닌 인사는 황윤철 전 CFO 뿐으로, 황 전 CFO 역시 마산상업고등학교와 경남대학교를 졸업한 부산·경남 출신의 인사다.
빈 회장이 권 CFO를 내부통제 혁신을 위한 적임자로 발탁했다는 것 자체가 빈 회장이 금융사고의 근본 원인을 인간관계에서 찾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BNK금융은 그룹 내부통제부문 강화 TF와 계열사별 윤리경영부 등 내부통제 전담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며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내부통제를 강화하고자 그룹사 전체가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