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탄핵정국이라는 비우호적인 시장 환경에서도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는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끈다. 

다만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등 글로벌 기대감이 살아있는 종목 위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증권가에서 나온다.
 
'미국 생물보안법안 통과 기대' 제약바이오주, 글로벌 역량 갖춘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주목

▲ 불안정한 증시에서 제약바이오주가 주목받는 가운데 녹십자 등 글로벌 기대감이 강한 종목들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제약주지수는 전일대비 2.96%, 코스닥 제약주지수는 2.74% 상승마감했다.

두 지수는 모두 지난 10일부터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마감하면서 주가가 각각 7.36%, 11.3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67%, 코스닥은 10.64% 상승했다.

비상계엄 이후 증시가 혼란한 와중에도 미국 생물보안법안(생보법안) 통과 기대감이라는 모멘텀(상승 동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보법안은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는 내용으로 증권가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기존에 미국 의회는 생보법안을 국방수권법(NDAA)에 포함시켜 통과시키려고 했는데 무산됐다.

그럼에도 미국 의회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생보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예산 지속 결의안에 생보법안을 포함시켜 연내 통과를 시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차 집권시기 대중국 강경책을 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곧 취임을 앞두고 있어 생보법안 통과의 가시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과가 지연되고 있지만 중국규제를 강화하는 생보법안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통과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제약 업종에 대한 관심을 높일 만한 요인이다”고 말했다.

다만 생보법 수혜의 온기를 오롯이 받기 위해선 그만큼 글로벌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는 특히 최근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등을 주목하고 있다.

녹십자는 면역글로불린 ‘알리글로’의 미국 공급 확대를 위해 미국의 혈액원 기업 ABO홀딩스를 1380억 원에 인수한다고 11일 공시했다.

알리글로는 1차성 면역결핍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면역글로불린제제다.

녹십자는 이미 미국 3대 처방급여구매대행사와 현지 판로 구축를 완료하면서 내년 알리글로의 목표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미국 혈액제제 시장이 공급부족을 겪으면서 알리글로의 장기적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알리글로는 혈액원 인수로 원재료 수급이 안정됐으며 특수 의약품 중심으로 미국시장을 구축하고 공장을 증설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며 녹십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9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높여 잡았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녹십자 목표주가를 18만5천 원에서 20만 원으로 상향조정하며 “ABO홀딩스 인수를 통해 보다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생물보안법안 통과 기대' 제약바이오주, 글로벌 역량 갖춘 녹십자 펩트론 유한양행 주목

▲ 펩트론은 일라이릴리와의 본계약 체결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글로벌 판로가 부족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에겐 결국 상용화 혹은 기술수출이 중요한 만큼 글로벌 제약사와 손을 맞잡았다는 사실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제약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결국 기술수출을 위해서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펩트론은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기술 평가계약을 체결한 뒤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향후 본계약까지 이르면 더욱 큰 수급이 들어올 모멘텀도 존재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의 최대 화두인 비만약을 제조하고 있어서 더욱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에 올해 상반기 3만 원대를 배회하던 펩트론 주가는 하반기에 급등했다. 전날은 상한가에 마치며 10만 원대를 회복하기도했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중 1상 투약에 대한 양사 의사결정 완료시 본계약 체결이 기대된다”며 “머크와 계약했던 알테오젠과 여러 측면에서 비교해 볼 때 펩트론은 1상 전 본계약 시 최소 알테오젠 1상 당시 시가총액 수준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를 두고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과 협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렉라자는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최초의 국산 항암제다. 렉라자의 성공이 국내 제약바이오산업 자체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밖에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하는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도 마찬가지로 글로벌 협업을 통해 기대감을 키우는 종목들로 꼽힌다. 김태영 기자